이생각저생각

내가 회사를 좋아하는 이유

소꾸호 2003. 7. 21. 10:11
반응형
파나소닉에 입사하면서 많을 일들을 경험했다. 한 회사의 시스템이 내 손으로 완성되어지는 것을 보았고, 이제는 회사의 운영룰들이 나를 통해서 기안이 된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 것보다도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파나소닉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모든사람들에게 한결같이 대하지만 그중에도 나를 거의 일년여 집에다 바려다 준 우리김과장님, 이년동안 내 옆에 앉아서 내 궁시렁대는 소리를 항상 웃으면서 들어준 우리 명희씨. 나중에 입사했으면서도 온갖구박을 해대지만, 의리있고 남자답고(?) 또 자기자신에게 진지한 신대방1동동민 우리 오주임님.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이유로 파나소닉을 참 좋아한다. 요즘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서 평생 같은 회사에서 같이 지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매일매일 늦게 끝나는 회사에서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나를 좋아해주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내가 나의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또 내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불평한번 없이 날 기다려주고 이해해주는 우리 마누라와 승연이.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나는 행복을 느끼면서 산다. 오늘 조정래의 소설 '한강'의 마지막 10권째를 다 읽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사는 것 같아서 시작한 글읽기가  끝났다. 무언가를 끝냈다는 성취감이 나를 조금 감성적으로 만든다. 내가 꿈꾸던 미래가 꼭 이런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이 산다는 것이 또 그렇게 거창한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벌써 2003년도 반을 훌쩍 지났다.    

 

2003년 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