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저생각
잡상인 할머니
소꾸호
2004. 8. 2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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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물건을 파는 사람이 사무실에 들어온다.
그럴때마다 얼마나 난처한지.
옛날 다니던 회사는 들어와서 농담도 하고 가끔 물건을 사주기도 하고했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는 분위기도 경직되어있고 높을 사람이 외국인이다 보니
많이 신경이 쓰인다.
게다가 내가 관리팀에 있다 보니, 내가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오늘은 어떤 할머니가 들어오셨다.
4층까지 올라오느라 고생이 많은 건 알겠지만, 큰 소리로 뻥튀기를 사라고하면서 자리에 앉는다. 내가 죄송하지만 나가달라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할머니 쉬시려면 여기서 마시고 계단에서 쉬세요라고 좋지 않은 얼굴로 이야기를 했고, 하나만 사라는 사람을 나가라고 하면서 그렇게 강압적으로 사라는 건 사고 싶지않다고 이야기하면서 보냈다.
맘이 많이 아프다.
나를 이해 하지 못할 할머니의 섭섭함이, 2000원 정도 나에겐 큰 돈이 아닌 돈을 내지 못할 정도로 강팍한 나의 마음, 할머니의 허탈한 웃음, 어떻게든 나의 맡겨진 일을 해보려고 남을 밀어내야 하는 환경 그런 것들이 나를 마음 아프게 한다.
큰 회사처럼 건물에서 체크를 해 주거나, 아니면 내가 다녔던 작은 회사들처럼
웃으면서 내 보낼 수 있는 그럼 여건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맘이 좋지 않아 몇 자 적는다.
참, 그러고 보니 내 지갑엔 1000원밖에 들어 있지 않았겠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