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각저생각
쉽게 씌어진 詩 / 윤동주
소꾸호
2005. 12. 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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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일본 생각이 난다.
이 시를 적어가지고 다니면서 가끔 읽을 때면
50년전에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살다 간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곤했는데.
이제 시를 읽거나 하지는 않지만
일본에서 지냈던 시간들이
일본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많이 그리워졌다.
욕심없이 자유인으로 살고 싶었는데
지금은 너무 많은 것들에 구속이 되어있다.
젊었을 때를 치열하게 살지 않은 인과응보일까.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위로만을 하고 살았던 것 아닌지.
내가 나에게 필요한 건 사실 채찍질이었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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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疊房(육첩방)은 남의 나라,
詩人이란 슬픈 天命인줄 알면서도
한줄 詩를 적어 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學費封套(학비봉투_를 받아
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敎授의 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沈澱(침전)하는 것일까?
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詩가 이럽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六疊房(육첩방)은 남의 나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慰安으로 잡는 最初의 握手
<194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