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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이야기

생물시험(어딘가에서 펌)

by 소꾸호 2007.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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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3 때였는데, 지금이나 그 때나 내신은 중요했잖아요.
더군다나 고 3 때는 말이예요. 마지막 시험이었는데
생물 선생님께서는 무슨 마음으로 그러셨는지 글쎄,
지금도 문제가 기억이 안 나지만 하지만 정답이 '항문' 이었어요

그런데 왜 흔하게 쓰는 단어인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날 때가 있잖아요

곰곰 생각하다가 정말 곰곰 생각했지요
머리를 쥐어짜고 그건데 그건데 하다가
한 문제라도 맞춰보겠다는 욕심에.....

'똥구멍'이라고 썼지요(그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정말 항문이라는 단어는 떠오르지 않았어요)

시험이 끝나고 그제서야 친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항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뒤에서 뚱뚱한 제 친구가 뛰어오면서
"야, 썼냐 ? 주관식 10번 말야."
"못 썼어."
"나도 생각이 안 나서 못 썼어."
그런데 저같은 친구들이 몇명 되더군요.

생물 선생님께서는 '항문' 이외에는 다 틀리게 한다고 발표를 했지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지요. (점수가 왔다갔다하는데)
그래서 우는 척 하면서 생물 선생님께 달려 갔지요.

"선생님 !! 똥구멍은 맞게 해 주세요. '항문'은 한자이지만 '똥구멍'은 순수
우리나라 말이 잖아요. 맞게 해 주세요."

제 울음 공세, 그리고 우리나라 말을 사랑해야 한다고 박박 우기는 저한테 선생님은
반쯤 넘어가 계셨고, 옆에서 국어 선생님께서도 거들어 주신 덕분에
"'똥구멍' 까지는 맞게 해 주미" 라고 드디어 말씀하셨죠.

개선 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들어온 내게 친구가 물었죠.
"맞게 해 줬어?"
"당연하지!!"

갑자기 친구 얼굴이 벌게지더니 내 손을 잡고
생물 선생님께 달려 갔지요.

"선생님!! '똥구멍'도 맞다면서요?"
"그런데?"
"저도 맞게 해 주세요."

그 친구의 답안지를 봤더니 글쎄
'똥구녕' 이라고 써 있는 거였어요.

"선생님, 저희 집에서는요. 똥구멍을 똥꾸녕이라고 해요.
저의 부모님은 경상도 분이셔서 똥구멍이라고 하시질 않는데요.
어쨌든 의미는 통하잖아요."
생물 선생님께서는 그건 사투리라서 안 된다고
옆에 계신 국어 선생님께서도 곤란한 듯 하다고 하셨지요
그러자 흥분한 제 친구는 이건 생물 시험이지 국어 시험은 아니지 않냐고
박박 우겼지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예요

선생님꼐서는 생각해 보시겠다고 하셨는데
마치 제 친구는 승리나 한 듯이 교실로 의기양양하게 돌아왔지요
그러자 갑자기 몇 명 친구들이 우르르 교무실로 가는 거였어요.

그 친구들이 쓴 답은 이런 거 였답니다
'똥구녘', '똥꾸녘', '똥꾸멍', '똥구녕', '똥꾸녕'..등등

생물 선생님께서는 근 1 주일 가량을 똥구멍에 시달려야 했답니다

결국은다 틀리게 하고 '항문'과 '똥구멍'만 맞게 해
그중에 한 명은 가서 항의해 보지도 못하고 쓴웃음만 지었답니다.
그 친구가 쓴 답은

 

..................................'똥고' 였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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