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7 편지 (6) 6. "미스주, 이 편지 봐. 만나고 싶었는데 결국 못 만나버렸어. 김정민님 보세요. 방금 전에 김정민님 집에 갔었어요. 오늘 새로운 사실을 알았어요. 김정민님이 여자라는 사실을. 사실 제가 찾던 사람은 남자였거든요. 그리고 저의 애인이었구요. 한 번 뵐려고 했는데 그냥 서울에 올라가기로 했어요. 전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왔거든요. 혹시 제 남자친구였던 그 사람의 추억이라도 잡아볼려구요. 근데 아마 아무 관계가 없는 분 같으시네요. 세상엔 참 우연이란게 가끔 있는 것 같애요. 이젠 편지 안 드릴께요. 그동안 폐를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이은주드림 "잘 해결됐네. 재미없게 되버렸잖아." "응.근데 뭔가 허전하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는데. 내가 남잔 줄 알았나봐." "잊어버려. 덕분.. 2020. 5. 3. 그 남자네 집(박완서)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사실적으로 여자의 마음을 표현했을지는 모르나, 너무 사실적이어서 조금은 슬펐던...그러나 나의 마음에도 어딘가에는 그런 모습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보다 앞선 인생의 선배로서 어머니 아버지시대의 모습을 자세히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누구나 추억을 간직하며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이 나의 마음에 다가왔다. 조금더 로맨틱한 문체를 기대했는데 담담하게 적어나가는 것이 웬지 추억을 아름답게 생각하는 나에게는 조금 서글픈 느낌이 들긴했지만, 누구든지 현재 살아가야 하므로 그정도가 딱 적당할지도 모르겠다. 박완서라는 이름이 참 좋다. 가끔 양귀자와 헤깔려서 문제지만. ^^; ==================== 이 글에 대해서 명랑제수씨가 댓글을 달아주었다..명랑제수 출간되자마자 사서,,,아.. 2006. 8. 5. 편지(5) 5. 할아버지는 정원을 손질하고 계셨다. 엄마는 그 할아버지 옆에서 무언가 심각한 이야길 하고 계셨다. 아마 집이야기일 것이다. 엄마는 이제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다고. 공주도 몇 년 전부터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하여 도시의 편리함을 알리고 있다. 엄마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싶어했다. 불걱정 문단속 걱정을 더 이상하기 싫다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시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엄마를 나는 이해한다. 할아버지는 반대시다. 유일한 낙인 정원이 없어진다는 일에. 난 아무래도 좋았다. 엄마의 그 동안의 노고, 할아버지의 얼마 남지 않은 인생들을 생각한다면 나는 누구의 편도 들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찾아왔다. 복덕방 아저씨이다. 집을 보러가자고 엄마는 나에게 이야길했다. 토요일. 어쩌면 이은주란 사람이 찾아올 지도 .. 2004. 1. 4. 편지(4) 4. 편지가 또 왔다. 이은주님 보세요. 이은주님은 누구세요. 제 친구중에 서울에 사는 이은주님은 없거든요.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제가 기억나게 가르쳐 주시지 않을래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은주님이 기억이 나지 않네요. 덕분에 감기는 다 낳은 것 같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김정민드림 누구일까? 그냥 시작했던 일이 왜 이렇게 복잡하게 되었을까? 나는 이제 뭐라고 답장을 보내나. 태호는 나의 그런 물음에 화를 냈다. 언제까지 정민이에게 연연할 꺼냐고. 남은 사람들은 살아야 되지 않겠냐고. "직접 찾아가 봐. 공주라면 그리 멀지도 않고 하루면 갔다 올 수 있을꺼야. 내가 은주 너에게 이렇게 화낼 입장은 아닌 걸 알지만, 우리 아무 관계도 아닌 거 알지만, 제발 이젠 정민이 한테서 멀어져. 결혼 했던 것도 .. 2004. 1. 4. 편지(3) 3. 편지함을 열어보고 난 깜짝 놀랐다. 고속도로가 되어 버렸을 그 주소에서 그리고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정민이에게로 부터 편지가 왔다. 이은주님 보세요. 저는 지금 감기에 걸려서 그렇게 잘 살고 있지는 못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김정민드림. 누구일까? 주소가 없어서 난 다시 돌아올 줄 알았는데, 누군가가 장난을 치는 것일까? 아니면 정민이가 어딘가에 살아 있는 것일까.나는 다시 답장을 보내기로 했다. 김정민님 보세요. 빨리 감기가 낳으셔서 다시 건강한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동봉하는 것은 제가 애용하는 약입니다. 혹시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안녕히 이은주드림 나는 편지를 들고 태호가 일하는 사무실에 갔다. 태호는 조그마한 사무실을 하고 있다. 그 사고 이후 등산을 하지않는 태호는 늦은 시.. 2004. 1. 4. 편지(2) 2. 꿈속에서 누군가와 심하게 다투는 꿈을 꾸었다. 일어나 보니까 온 몸이 땀으로 흠뿍 젖어 있었다. "아직도 몸이 안 좋으니?" "응, 그래도 어제 쉬었으니까 회사는 가야 돼" "나랑 같이 이 따 병원에 가보자." "오늘은 회사에 가보고." 어제 하루 감기에 걸려서 회사를 가지 못했다. 아직 몸이 괜찮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가야 할 것 같다. "참 편지 왔더라 너한테" "어디서" "잘 모르겠어. 서울의 이은주라고 너 아니?" 편지를 뜯고 난 픽 웃었다. 김정민님 보세요. 어떻게 지내세요.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이은주드림 "이은주? 누구더라" "감기 많이 들었나 보구나. 친구 이름도 잊게." 엄마가 웃으시면서 나가셨다. 이은주? 누굴까? 계속 그런 생각을 하면서 회사로.. 2004. 1. 4.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