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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이야기

민주노동당홈페이지에서[진보가 보수에게⑧오지혜가 전여옥에게]

by 소꾸호 200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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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연이랑 투표를 같이 하러 갔다. 승연이가 찍고 싶다고 해서 도장을 손에 쥐며 평소라면 승연이에게 대부분의 자유를 주자는 입장이지만 오늘은 승연이의 손을 꼭 잡고 같이 찍었다. 혹시 선에라도 걸려서 소중한 한표가 무효가 될까봐.


아침에 민주노동당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밑에 글을 읽었다.
사람들마다 말하는 투가 있다. 제발 열린 마음으로 들을 수는 없을까.
민주노동당의 국회진출은 18대부터라도 늦지 않는다.
군부독재세력들과 일단 단절하고 새로운 기반에서 진보와 보수가
나뉘면 어떨까라는 일관된 열린 우리당의 주장을
왜 사람들은 이해해 주지 않는 것일까.

앞으로 4시간 후면 투표가 끝나지만,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오지혜라는 사람 한겨례21등에서 연예인등을 인터뷰하는 것을 보고 이런 사람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던 정도였는데 너무 글을 잘 썼다.
그래서 퍼왔다. 오지혜를 다시 보게됐다.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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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가 보수에게⑧오지혜가 전여옥에게
  
이 편지는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연재되고 있는 ‘진보가 보수에게’라는 곳에 실릴 글입니다.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이죠. 제가 원고 청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이 글을 쓰고 있긴 하지만 정말 당신에게는 이런 글을 쓰는 것조차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곳은 분명 ‘보수’에게 편지를 쓰는 곳인데 당신은 진정한 보수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수구정당, 지역주의 정당의 대변인이니 더더군다나 아무 말도 하기 싫군요. 당신 같은 철없는 사람들한테는 그저 무관심이 제일 큰 회초리이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당신의 양심에 아니, ‘머리’에 자극이 될까 해서 몇 마디 적습니다.

수구정당 대변인 '머리'에 자극 주기 위해 몇 마디

 

제 홈페이지에는 저더러 방송국에서 당신을 만나거든 당신의 입을 좀 꼬집어 주라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당신도 귀가 있고 눈이 있으니 당신이 요즘 우리 인민들을 탄핵정국 못지 않게 열 받게 했다는 건 알고 있겠죠. 그 분들은 당신이 자기들과 다른 ‘생각’을 말했으니까 입을 꼬집어 주란 얘길 하는 게 아닙니다.

 
 

△전여옥씨. ‘어두운 하늘의 별’노릇은 진정한 야당, 확실한 대안을 갖고 있는 우리 민주노동당이 알아서 잘 할테니까요. 더 이상 우리 인민들 열 받게 하지 마시고 제발 그 입 좀 다물어 주세요.


당신이 뱉어내는 말들의 ‘수준’과 ‘방법’ 때문입니다.  몇 일 전 그 유명한 인큐베이터 발언을 할 당시 탄핵포를 맞아 몸과 마음이 쇠할 데로 쇠해있던 유시민 의원이 당신을 경멸에 찬 눈으로 쳐다보는 데 정말이지 민망해 죽을 뻔했습니다.

유시민 의원은 한참 전에 어느 토론프로에서 한나라당 모의원이 거의 조폭 수준의 발언을 하니까 시청자들을 향해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이게 우리 국회의 모습입니다. 제발 대화가 되는 사람 좀 보내주십시오.”라고요.  그래서 한나라당은 ‘대화’가 될 거란 기대로 당신을 대변인 자리에 앉혔던 모양입니다.

헌데 누구 말대로 '최고' 학부를 나오고 방송전문 기자이며 무엇보다도 아직은 젊은, 게다가 당신 말대로 한 때는 학생운동을 했었다는 당신의 토론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입을 쩍 벌어지게 했습니다.

혹시 미치지 않으셨나요?

그 게 어디 지식인의 토론하는 모습입니까?  거의 동네 찜질방에서 아줌마, 아저씨들끼리 싸울 때나 볼 수 있는 모습이더군요. ‘말을 잘 한다.’라는 건 일사천리로 끊기지 않고 떠들어 대고 상대를 어이가 없어서이건 어쨌건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강금실 장관과 문 수석의 만남에 대해서 망언을 하는 것을 보고 난 당신이 미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래도 명색이 유명칼럼니스트라는 사람이 게다가 자칭 페미니스트란 사람이, 그것도 사석도 아닌 한 당의 대변인으로서 하는 말이 그렇게 상스럽고 상식 밖일 수가 있는지.... 내 귀를 의심하는 순간 당신 자신도 ‘너무 나갔나?’싶었는지 피식 웃는 모습을 보고 뒷목이 뻣뻣해옴을 느꼈습니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당신이 그러고도 언론인이라 할 수 있습니까? 당신의 대학 후배들은 당신 때문에 졸업장을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진보는 ‘가방 끈’과는 상관이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끼는 순간입니다.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생각'을 안하고 있다고요? 열린 우리당의 감성적 쇼에 속아서 이성을 잃었다고요?  탄핵의 이유와 과정을 '생각'좀 하라고요?  바쁜 일상을 쪼개서 나와 광화문 그 차가운 바닥에 앉아있던 20만 인민들이 다 탄핵드라마를 보고 감상적인 슬픔에만 쌓여 '생각 없이'나온 사람들로만 보인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혈액형이 '네거티브형' 아닌가요

이 땅의 인민들을 그렇게 무시하다간  당신이야말로 언젠가 아주 톡톡히 망신당할 일이 있을 겁니다. ‘생각’좀 하고 살라니요....그 분들은 너무 ‘생각’이 깊고 강해서 뛰쳐나온 거라는 걸 굳이 설명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슬플 뿐입니다.

한나라당만이 중세 암흑기에 빛나던 별 같은 존재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신가요? 구제불능당이라면서요? 완전 부패 당이고 매수정당이며 특정지역 편애에 안주하는 당이라면서요? 이거 다 당신이 직접 한 얘기들이에요. 그것도 아주 최근에... 정확히 말하자면 당신이 한나라당의 대변인이 되기 바로 직전에... 애니메이선 영화 ‘니모’에 나오는 순간 기억상실증에 걸린 물고기도 아니고...

혹시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고 말하는 건 아닌가요?  당신은 마치 네거티브의 피를 받고 태어난 사람 같아요. 그리고 상대가 누구건 자신의 세계관이 어떻든 간에 무조건 씹기만 하고 '급료'를 받는 것이 당신의 밥벌이 같아 보여요. 어렸을 때부터 말 잘한다 소릴 너무 많이 들어서 오로지 그거 자랑하려고 정치판에 나온 사람 같아요.

진보야당이 잘 할테니까 좀 조용히 해주세요

대표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뀐 것만 봐도 한나라당이 진정한 개혁 정당이라구요? 무조건 여성을 앞세우는 것이 개혁이라니... 도대체 페미니즘 공부를 어떻게 한 건가요?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는 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수구’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며 그것이야 말로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이거늘...

얼마 전만 해도 박근혜씨더러  박정희씨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찌 정치를 하려 하느냐고 꽤 그럴싸하게 비판하지 않았던가요? 그런데 이젠 그녀가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고요?  하긴 김문수씨 같은 사람도 있는데 당신이 그러는 건 ‘변절’축에도 못 끼겠죠. 당신이 하는 건 ‘변절’이란 거창한 단어까지 쓸 것도 없이 그저 ‘변덕’이라 해야겠어요.

1당 독재는 ‘당근’안되죠. 개혁정당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데나 열린’우리 당이 독식을 하면 안되죠. 건전한 정쟁, 건강한 견제를 하는 제대로 된 야당이 반드시 필요하죠. 그래요, 당신 말대로 ‘어두운 밤하늘의 별’이 필요하죠. 하지만 윤민석씨 노랫말처럼 “너희는 아니야”입니다.

전여옥씨. ‘어두운 하늘의 별’노릇은 진정한 야당, 확실한 대안을 갖고 있는 우리 민주노동당이 알아서 잘 할테니까요. 더 이상 우리 인민들 열 받게 하지 마시고 제발 그 입 좀 다물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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