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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Eifer 의 유럽여행

by 소꾸호 1997.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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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국

영국 / 벨기에 / 독일 / 체코 / 오스트리아 / 이탈리아 / 스위스 / 프랑스

기간

1997년 7월 21일 월요일 - 8월 10일 일요일 (20박 21일). 서울 도착은 8월 11일 아침 

여정

7/21

런던

22

런던 / 그리니치 / 런던

23

런던

24

런던 → 브뤼셀

25

쾰른 / 프랑크프루트

26

하이델베르크 / 뮌헨 (야간열차)

27

프라하

28

프라하 → 빈

29

  빈 (야간열차)

30

베네치아 / 리도 섬 / 베네치아

31

베네치아 / 로마

8/1

로마 / 폼페이 / 로마

2

바티칸 / 로마 (야간열차)

3

니스

4

 니스 / 마르세이유 (야간열차)

5

제네바 / 베른 / 인터라켄

6

인터라켄 / 루쩨른 / 쮜리히 (야간열차)

7

파리

8

 파리 / 베르사이유 / 파리

9

파리

10

파리

여행사

배재항공

비행기

Air France



영국

 

<London>

서울에서 파리를 경유하여 런던에 도착하니 15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 하지만 시차 때문에 아직도 런던은 저녁이더군요. 처음 묵게 된 St. George's Hotel은 정말 너무나 놀라울 정도로 좋았습니다. 부드러운 양탄자가 깔린 방안에 영국풍의 가구가 놓여 있고, 창밖으로는 런던 시내 풍경이 그 특유의 안개에 싸여 바라보이는 포근한 곳이었죠. 여행을 하면서 보니까 같은 호텔팩이라고 해도 호텔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더군요. 호텔팩으로 와서 거의 민박 수준의 숙소에서 묵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예약할 때 호텔에 대해서도 꼼꼼히 챙겨보고, 경험담을 들어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묵은 호텔은 아침에 세 종류의 신문이 배달되고 조식도 종류가 많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1. 영국에서 유럽 대륙으로 건너가는 방법
원래 패키지의 일정에는 밤에 훼리를 타고 다음날 아침 브뤼셀에 도착하는 것이었는데, 런던의 뮤지컬을 보고 싶어 런던에서 하루 더 묵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Eurostar를 이용했어요. 유로스타를 타기 전에는 와, 바다 밑을 기차를 타고 가다니, 하면서 굉장히 놀라웠지만, 그 기분이란 마치 여의도에서 강 밑으로 마포에 갈 때와 같은 약간 황당한 느낌이었죠. 그래도 훼리에 비해 편리하게 첨단의 Eurostar를 타보는 기쁨과 3시간 15분 소요되는 시간 동안 가끔 바다 밑을 달린다고 문득 느꼈을 때의 으스스한 기분을 맛보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는 Waterloo역에서 미리 표를 샀습니다. 여행할 때 예매란 건 정말 좋은 습관이죠. 

2. Big Ben & Westminster Abbey
런던에서의 첫 여정이었어요. 웨스트민스터 다리로 템즈 강을 건너니 눈 앞에 펼쳐진 장관이 바로 웨스트민스터 사원. 아, 내가 영국에 왔구나 하는 설렘이 물밀 듯 밀려왔어요. 정교한 건축 솜씨와 웅대한 스케일이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건축물이더군요. 아름다운 스태인드 글래스가 있다는데 내부로 들어가 보진 못했어요.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역대 국왕의 대관식 장소와 묘지로 유명한 곳이죠. 건물이 워낙 크고 오래되어서 그런지 한창 공사중인 곳이 많았어요. 국회의사당도 IRA의 폭탄 테러 이후 출입이 금지된 상태라서 겉모습만 밖에서 보다가 11시를 기다려 빅벤의 종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 학교 종소리와 똑같아서 조금 웃겼어요. 빅벤은 큰 종이라는 뜻에서 크다(Big)와 시계탑의 공사 담당자였던 벤자민 홀(Benjamain Hall)의 앞자를 딴 벤(Ben)이 합쳐서 된 이름인데, 시계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아직도 손으로 태엽을 감아서 작동시키는 자손대대로 내려오는 시계지기가 있다고 하네요.

3. Thames 강 보트 투어
Westminster Pier에서 유람선을 탔어요. 탬즈 강을 유유히 흘러 가면서 강 주위에 모여 있는 런던의 풍물을 감상할 수 있고, 그리니치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죠. 강 양 옆으로 멋지고 고풍스런 건물들과 세익스피어 글로브, 런던탑, 타워 브리지 등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이드 북도 있고, 안내 방송도 나오니까 배 가장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유람하면 좋아요. 그 날은 날씨도 맑고 참 기분 좋은 햇살이 있는 오전이었어요.

4. National Gallery
Trafalgar 광장 앞의 내셔널 갤러리는 시대 순으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요. 찾기도 쉽고 모두 1층에 있어서 계단 오르내리는 일도 없어 너무 편하고 좋았어요. 워낙 넓어서 아는 작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 레오나르도와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작품은 한 점 정도밖에 없으면서 방 이름을 그렇게 붙여놓아 살짝 황당했어요. 아무래도 18 - 19세기 미술이 친숙해서인지 볼 만했어요. 세잔느, 고호, 고갱 등. 제가 갔을 때는 <쇠라 특별전>을 하고 있었어요. 직접 그림을 보고 나중에 엽서의 사진을 보니 확실히 원화를 보았을 때의 감동이 전해오지 않았어요. 이렇게 좋은 작품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그들이 부러웠죠. 갤러리를 나와서는 그 앞의 잔디밭에 누워 조금 쉬었어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트라팔가 광장에 모인 런던의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어요. 

5. Buckingham Palace
영국 여왕이 사는 곳이죠. 근위병 교대식이 볼 만해요. 장난감 병정들이 태엽을 감고 움직이는 것 같은 재밌는 느낌이 들어요. 너무 기대를 많이 하지만 않으면 멋진 광경이라고 생각될 거에요. 제가 갔을 땐 구름 같이 밀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말을 탄 경찰(?)이 힘이 들었는지 신경질적으로 "Thank you"를 연발하더군요. 음... 그 말은 상냥하게 웃으면서 하는 줄로만 알았던 교과서적인 저의 영어 감각은 조금 놀랐어요. 근위병들이 퇴장을 기다리느라 아주 엄숙한 분위기였는데 어디선가 뿌지직-- 하는 소리가... 바로 말의 배설물이었죠. 정말 웃겼는데 그런 일이 희귀한 건 아닌가봐요.

6. British Museum
짧은 시간에 보기엔 너무나 큰 곳이죠. 제가 갔을 땐 공사 중인 곳이 많이 효율적으로 관람하기도 조금 어려웠어요. 입구에서 한글로 된 가이드북을 사면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무료로 입장한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더군요. 투어로 온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한국어로 말하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물론 눈치껏 해야겠죠. 그 날 너무 더워서 벤치에 힘없이 앉아 있는데, 한 꼬마가 오렌지 한 쪽을 건네주었어요. 목마르던 차에 얼마나 달고 맛있게 먹었던지. 여행하다보면 그런 작은 친절이 눈물나게 고맙죠. 또 그 곳의 인상을 좋게 만들구요.

7. London Musical
Piccadilly Circus에 가서 예약을 했어요. 커미션을 주어야 하는 곳이었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간을 들여서 극장 앞에 줄서서 반환표를 구해야 하거든요. 전 20 Pounds(35,000원 가량 / 절반은 커미션)를 주고 <Miss Saigon>를 보았어요. 미군 병사와 베트남 여인의 사랑을 다룬 현대판 나비부인이죠. 무대에서 헬리콥터가 날아가고 규모가 상당하더군요. 지금이야 오페라의 유령 같은 대규모의 공연도 이루어지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공연을 본 적이 없어서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나라의 이소정 씨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미스 사이공으로 출연한 적도 있는 아름다운 음악이 있는 뮤지컬이었어요. 제 옆 자리에는 가족이 앉았었는데, 그 중에서 열 살 정도 되는 꼬마가 뮤지컬에 나오는 대부분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거에요. 물론 작품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싫기도 했지만, 그 정도 나이의 아이가 뮤지컬을 보러 오고 노래를 외워 부르기도 하는 그들의 문화 향유 습관이 무척 부러웠어요.

 

<Greenwich>

그리니치에 내리니 커티삭 호가 거대하고 버티고 있었어요. 19세기에 활약한 범선이라는데 배 위 선창에서 어떤 사람이 그 때의 상황을 재현하는 듯 연극 비슷하게 소리치고 있었어요. "저기 보물섬이 보인다!"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듣기가 잘 안돼서...*^^* 야외라서 그런지 더 크고 푸른 하늘 아래 눈부시게 하얀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고 Greenwich Old Royal Observatory로 향했어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우리말로 된 선전도 눈에 띄더군요. 도중에 넓은 공원을 지나게 되었는데, 여긴 맑은 날이 별로 없어서 그렇다더니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잔디에 누워서 썬탠을 하고 있었어요. 바닷가 모래 사장에서만 썬탠하는 줄 알았던 저는 신기한 눈으로 두리번 두리번 ^^. 드디어 템즈강을 내려다보는 중앙 언덕에 있는 그리니치 천문대에 도착했어요. 이 천문대는 무려 1675년에 설립되었지만, 1946∼1953년 서섹스주 허스트먼수로 이전하고, 그 후 본초자오선(本初子午線:그리니치 자오선)의 표주(標柱)와 천문대 창립기의 고전적 관측기계만 보존하고 있는데, 본초자오선이 바로 이 건물을 통과한대요. 이 자오선을 기준으로 하는 그리니치시(時)가 세계시로서 국제적 시간계산에 쓰이기 때문에 천문대 안에 들어가면 어제와 오늘에 양 엉덩이를 걸칠 수 있는 곳이 있다는데, 비싸서 주변의 공원에서 놀았어요. 거기서 Joe라는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과일도 주시고 사진도 찍어주고 정말 친절한 분이었죠. 외로워서 매일 공원에 나오는 것 같은데, 세계 각국의 젊은이에게 온 엽서를 정성스럽게 보관하고 있어서 조금 안쓰럽기도 했어요.

 

 

벨기에

 

<Brussels>

유로스타를 타고 벨기에에 도착했어요. 영국은 입국 심사를 까다롭게 해서 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브뤼셀에서는 기분 좋게 빨리 끝났죠. 브뤼셀은 EC와 NATO 본부가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Nord역에 내리니 초현대식 건물이 많이 보였어요. 건물이 띄엄띄엄 있어서 약간 황량하긴 했지만...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곳으로 왔다는 실감이 역에서 길을 물을 때부터 들기 시작했어요.

1. Grand Place
그랑 플라스는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멋지고 정교한 건물들과 화려한 장식을 볼 수 있는 곳이에요. 낮보다는 밤의 경치가 훨씬 멋지죠. 부분 조명들로 어둡게, 또 환하게 보이는 오래된 건물이 정말 볼 만해요. 우리 나라의 장터처럼 묘기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고 (결국 경찰의 제지를 받아 철수했지만) 세계 각국의 사람들로 북적대는 곳이죠. 

2. Manequin - Pis
오줌 누는 소년. 별거 아니라는 얘기를 익히 들어 알고 있어서 그런지 전 별로 실망스럽지 않았어요. 하지만 친구는 무척 허탈해했죠. 왜 유명해졌을까 정말 궁금해요. 찾기도 힘들 정도로 구석에 있는 아주 작은 청동상이에요. 계절에 따라 옷을 입기도 하고 그런다는군요.

 

 

독일

 

<Koln>

1. 쾰른 대성당
너무나 너무나 큰 성당. 너무 커서 오히려 징그러운 느낌이 드는 곳이죠. 날씨도 흐린데다가 독일 통일 후의 어수선함 때문인지 성당 앞 광장에서도 두려운 눈동자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있어서 맘이 편치 않았어요. 하지만 성당 안은 참 좋아요. 스태인드 글래스도 아름답고, 돈을 약간 내면 촛불을 켜서 소원을 빌 수도 있죠.

2. 발라프-리하르츠 미술관 / Ludwig Museum
쾰른 대성당 옆에 있으니까 한 번 들러 보세요. 발라프-리하르츠 미술관은 중세의 종교화를  중심으로 여러 시대의 회화를 볼 수 있어요. 같은 건물 내에 있는 루드비히 미술관은 현대 미술 중심이라서 훨씬 보는 게 재밌어요. 이곳은 유럽의 4대 현대미술관으로 꼽힌대요. 이 곳에 가면 팝 아트의 대표 작가들을 무지 많이 만날 수 있어요. 특히 앤디 워홀과 리히텐시타인의 생생한 작품과 조우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죠.

 

<Frankfurt>

무늬 없는 벽지, 하얀 시트, 화장실의 흰 타일, 칼로 벤 듯 정리되어 있는 소품들을 보며 내가 독일에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1. Goethehaus
괴테는 아주 쟁쟁한 집안이더군요. 집의 전체적인 모습이나 가구, 장식품들. 당시 프랑크프르트에는 우물이 세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괴테의 집 부엌에 있었다고 해요. 집안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고, 괴테 어머니가 쓴 가계부, 모아둔 조개 껍질, 괴테의 연인인 마리안네에게 쓴 편지와 그녀의 초상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원본 표지, 파우스트 등의 책들을 보는 즐거움도 참 좋아요. 학교 다닐 때 답사 가서 춘향전의 원본을 보았을 때의 기분이랄까.

 

<Heidelberg>

1. Heidelberg Schloss(원래는 에스체트로 써야 하는데 독어 지원이 안되어서)
하 이델베르크는 고향이나 시골 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안내 책자에도 Alt(그리움)란 단어를 늘 연상시키는 도시라고 적혀 있었어요. 역에서 한국 유학생을 만나 여러 가지 여행에 필요한 얘길 들으면서 천천히 걸어 올라갔어요. 하이델베르크 성은 고풍스럽다고나 할까, 기괴하다고나 할까. 버스에서 내려 성까지 올라가는 길도 참 좋았지만 성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도 정말 각별했어요. 20세기에서 중세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버린 느낌... 성 위에 올라가 Neckar 강과 Karl Theodor 다리를 바라보는 전망도 참 좋아요. 또 지하에 내려가 당시 와인을 주조하던 너무나 큰 와인통을 보고 와인을 시음해 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죠. 와인 글래스는 기념으로 가질 수 있어요. 하이델베르크 성은 1196년에 축조되어서 제가 갔던 1997년에는 801번째 생일을 맞았어요. 그 세월의 무게가 성 전체에서 느껴집니다.

성에서 내려오니 하이델베르크 시장이 있어서 구경했어요. 하이델베르크는 대학 도시라서 그런지 참 활기차 보였어요. 여기 저기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가방을 메고 부지런히 어디론가 향해 가는 학생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죠. 전 그러지 못했는데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동전 몇 닢 전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때만 해도 여행 초기라서 돈을 무지 아꼈었거든요.

 

체코

 

<Praha>

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가보고 싶던 곳. 중세 유럽의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고,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고 들었어요. 프라하에 들어갈 때는 처음 야간 열차를 탔어요. 타기 전엔 정말 긴장을 많이 했는데, 기차에 오르고 보니 우리 Compartment 안에 한국인이 5명이나 있어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갈 수 있었어요. 한 명의 외국인이었던 미국인은 게이였는데, 자기 파트너와 떨어져 가게 되어서 무척 상심했어요. '박찬호'를 알고 있어서 그걸 계기로 잠깐 얘길 하기도 했죠. 프라하 들어갈 때, 표를 끊지 않고 차장과 흥정하면 훨씬 싸게 갈 수 있었는데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네요. 저희는 그렇게 하는 게 싫어서 정직하게 표를 끊었는데 너무 요금 차이가 나니까 조금 속상하더라구요. 흥정할 때 달러밖에 없으면 바가지 쓰니까 체코 화폐나 마르크가 있어야 해요. 그리고 프라하에선 영어 간판을 찾아 볼 수 없어요. 지하철 표 자판기 같은 곳에도 체코어만 쓰여 있어서 가이드북이 없으면 굉장히 어려움이 많을 거에요. 제가 갔을 땐 막 자본주의의 돈 맛을 안 사람들이 많아서 좀 씁쓸했어요. 여행하던 한국인에게 들은 얘기 하나. 지하철 표를 어떻게 끊어야 할지 몰라서 자판기 앞에 서 있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알려 주길래 그렇게 끊었더니 지하철 들어가자마자 경찰이 와서 벌금을 물리더라고. 사기성이 농후한 사건이죠. 프라하에는 사복 입은 경찰이 표 검사를 하는데, 벌금도 그 사람이 직접 받아가니까 정말 경찰인지도 알기 힘들어요. 벌금도 흥정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겠죠.

 

1. 바츨라프 광장
국립 박물관 앞에 있는 이곳은 오스트리아 독립 선언, 구 체코슬로바키아의 건국 선언, 프라하의 봄 당시 항의 시위 등이 일어난 역사적 장소이죠. 바츨라프는 보헤미아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최초의 왕이 된 사람이라고 해요. 천천히 거리를 걸으면서 구경도 하고 예쁜 카페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었어요. 물가가 싸니까 정말 부담이 없더군요. 

2. 구 시가지 광장
중앙에 15세기 종교 개혁의 선구자였던 얀 후스의 동상이 있어요.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가물가물한 기억이 떠올라 무척 새롭더군요. 그 아래 벤치가 있어서 쉴 수 있어요.

3. 틴 교회
고딕 양식의 높이 80m인 2개의 첨탑을 지닌 아름다운 교회에요. 황금 장식이 햇살에 빛나는 광경은 또다른 즐거움이에요. 14세기에 지어진 것이라는데 현대 감각으로도 뒤떨어지지 않은 멋진 모습.

4. 구시청사의 천문 시계
구시청사에는 69.5m의 탑에 독특한 장치의 천문 시계가 두 개 설치되어 있어요. 위에 있는 건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태양과 달, 천체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시계인데 1년에 한 번 회전하고 연월일, 시간을 표시해 준다고는 하는데 알아보기는 어렵더군요. 아래 원은 별자리와 농사 짓는 풍경을 그린 일종의 달력인데  하루에 한 번 회전한다고 해요. 정각이 되니 죽음의 신이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2개의 창이 열리고 그리스도의 12사도를 본뜬 인형들이 하나씩 모습을 나타내요. 무척 흥미로운 구경거리죠.

5. 카를 다리
블타바 강을 가로 질러 서 있는 보행자 전용 다리에요. 다리 양끝에는 고딕양식의 탑이 있는데 통행료를 징수할 목적으로 세운 것이라고 하네요. 물론 지금은 통행료 내지 않죠. 양쪽 교각에는 각각 15개씩 성서에서 따온 30개의 고딕 및 바로크 양식의 성인상이 줄지어 서있어요. 다리에는 각종 기념품을 파는 상인, 악사, 관광객들로 몹시 붐비더군요. 우리가 거기에 갔을 땐 해가 져서 날이 점차 어두워졌을 때였는데, 구시가지쪽 다리 입구에서 바라본 프라하성의 야경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같았어요. 다리 중간의 난간에는 예수상 아래 브론즈로 된 '쌍십자가' 플레이트가 박혀 있는데 여기에 손을 얹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대요. 금방 찾을 수 있어요. 거기가 아주 맨질맨질하거든요.

6. 프라하성
구시가에서 카를 다리를 건너 블타바 강의 맞은 편 언덕 구릉 위에 자리하고 있어요.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그리고 네오고딕에 이르는 천년 이상의 건축사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건축 양식에는 문외한이라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네요. 이곳은 체코 통치자들의 궁전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현재는 대통령 관저래요. 청와대와 비교해 보면... 언덕 위에 있기 때문에 올라가면 프라하의 경치를 내려다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역시 프라하 성은 야경으로 보아야 제격이죠.

7. 황금소로
프라하 성에서 내려오다 보면 16세기풍의 작은 집들이 나란히 서 있는 작은 길이 황금소로에요. 저는 찾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곳은 16세기에 형성되었는데, 처음에는 성에서 일하는 집사나 시종이 살았지만 차츰 연금술사들이 모여 살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거리 중간에 Franz Kafka가 작업실로 이용하던 파란색 집이 있어요. 거기서 <시골의사>를 집필했다고 하는데, 겨우 일 년 정도만 머물었대요. 아주 작지만 대문호의 멋이 느껴지는 집이었어요. 집 앞에서 창문이 보이게 사진 찍으면 잘 나와요. 토이 박물관에도 가고 싶었는데 시간도 부족하고 입장료도 있어서 계단에 전시해둔 인형들만 봤어요. 정말 이뻐요.

8. 음악의 도시
프라하는 스메타나와 드보르작의 나라이죠. 그래서인지 음악회가 많이 열리더군요.

 

오스트리아

 

<Wien>

프라하에서 비엔나로 가는 풍경은 무척 아름다웠어요. 우리 나라에선 보기 힘든 지평선과 그 위로 해가 지는 장관은 잊기 힘든 장면이죠.

 

1. 쇤브룬 성
'아름다운 샘'이라는 의미의 이 궁전은 여러모로 베르사이유 궁전과 비교가 된다고 해요. 당시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는 프랑스의 부르봉 왕조를 라이벌로 생각했다는데 궁전의 구조도 차이가 나죠. 쇤부른이 입구에 왕궁이 있고 그 뒤로 정원이 있다면 베르사이유는 정원이 먼저 있고 그 뒤로 궁이 있어요. 이 궁전은 여황제 마리아 테레지아 때 지어진 것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그의 딸 마리 앙뜨와네뜨가 루이 16세와 결혼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라고 해요. 또 여섯 살의 모차르트가 연주를 하고 마리에게 청혼한 방이 있다고 해요. 전 입장료도 있고 사람이 너무 많이 시간도 많이 걸려서 들어가 보진 않았어요. 대신 정원이 어떨까 궁금해하며 궁전을 돌아서는 순간, 도대체 얼마만한 크기인지 짐작할 수도 없는 정원이 눈에 들어왔어요. 처음엔 그 크기와 깔끔하게 정돈해 놓은 것에 무척 놀랐는데, 자꾸 보니까 너무나 인공적인 미라서 조금 질리더군요. 정원 양 옆의 나무들을 벽처럼 옆이 판판하도록 잘라 놓은 데 이르러서는... 조금 나아가면 멀리 글로리테가 보여요. 프러시아를 물리치고 세운 공적비, 기념비 같은 거죠. 그렇다고 비석은 아니고 커다란 벽에 문이 있는 것 같은 모양이에요. 워낙 넓으니까 천천히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좋은 곳입니다.

2. Grinzing
친구가 비엔나 지도를 보고 Karl Marx Hof를 가고 싶다고 해서 지하철을 타고 도나우 운하 근처로 갔어요. 지하철에서 내려 지도를 들고 걸어가니 어떤 할아버지가 어디를 찾느냐고 먼저 말을 건네시더군요. 그리곤 직접 거기에 데려다 주셨어요. 근데 이게 왠걸, 아마도 거기는 이름만 Karl Marx라고 지은 공동주택 같은 것이었어요. 우리가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할아버지가 포도주 마을 Grinzing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고 추천을 해 주셨어요. 저도 통신에서 거기 갔다 온 사람의 얘길 읽은 적이 있어 버스를 타고 가 보았죠. 대충 짐작으로 버스에서 내렸는데, 포도주 마을 같지가 않아 조금 두리번댔더니 50미터 정도 떨어져서 길을 가던 여자가 와서 우리를 도와주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친절할 수가 있는 거죠? 아마도 그들의 여유로움이 빚어낸 친절이겠죠? 한 정거장을 걸어가다보니 귀여운 바커스 신이 포도와 술잔을 손에 들고 있는 조각이 어떤 집 앞에 붙어 있어 포도주 마을이 시작되고 있음을 말해주었어요. 아주 작고 예쁜 집들이 많고, 조용한 시골 같은 느낌을 주는 마을이더군요. 아름다운 카페에서 포도주를 한 잔 해보는 것도 여행의 기쁨이겠죠. 마음이 평온해지고 무엇보다 관광객이 적어서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가보면 후회 안 하실 걸요?

3. Kunsthistorisches Museum (미술사 박물관)
유럽 3대 미술관 중의 하나에요.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엄청나게 전세계의 명화와 명품을 수집해서 건립되었다는군요. 비엔나의 다른 곳도 그랬지만, 이곳은 건물 그 자체가 예술이에요. 너무 넓어서 다 돌아보기 힘들구요. 2층의 회화관에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가 있어요. 브뤼겔의 <눈 속의 수렵>, <바벨의 탑>, <어린이 놀이터> 등 유명한 작품이 있구요. 루벤스와 반다이크, 렘브란트의 작품도 실컷 볼 수 있어요. 작품 근처에서 임모하는 화가들을 보는 것도 새로운 풍경이에요. 그런데 비엔나는 역시 Klimt의 도시 아닐까요? 클림트의 그림들을 보려면 비엔나 시내의 남쪽에 있는 <벨베데레 궁전 회화관>에 가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어서, 대신 친구는 미술사 박물관에서 클림트 화집을 만 원 가량에 샀어요. 전 짐이 무거워질까봐 안 샀는데, 지금까지 후회가 되요. 그 가격으로 클림트를 본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잖아요. 비록 화집에서였지만 그걸 보고 나서 클림트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4. 시립 공원
커피를 마시며 왈츠를 들을 수 있는 곳이에요. 낮에 가면 부랑자들이 많이 있어요. 연주는 저녁이 되어야 시작하죠. 마련된 자리는 비싸니까 근처 벤치에 앉아서 들어도 좋아요. 공원 안에 Johan Strauss상이 있는데 금빛으로 도금을 해서 햇빛에 번쩍번쩍 빛나는 게 조금 천박해 보이더군요.

5. 모차르트 상, 괴테 상, 성 슈테판 사원

 

이탈리아

 

<Venezia>

이탈리아로 들어가는 야간 열차는 정말 긴장을 했어요. 컴파트먼트에 집시들이 갑자기 들어와 가스총을 쏘고 베낭을 들고 간다는 얘기부터 해서 온갖 겁을 주는 일화를 들어서 더욱 그랬죠. 그래서 돈이 좀 들더라도 Couchettes을 타고 갔어요. 쿠셋은 안으로 잠금 장치가 있어서 무엇보다 안전하고, 침대가 있기 때문에 잠을 편안히 잘 수 있어요. 6인용 컴파트먼트를 4명이 6명분의 표를 끊고 침대로 만들어 가는 방법이 저렴하지만 한 칸을 통째로 예약하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다음 날의 여행을 생각한다면 비싸도 쿠셋을 탈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물론 넉넉하신 분은 침대칸을 이용해도 되고, 체력이 좋은 분들은 좌석에 앉아서 가도  되겠지만.

 

1. 물의 나라
베네치아는 물의 나라에요. 제가 묵었던 호텔은 산타루치아 역 근처에 있었는데, 발코니에 나가면 바로 밑으로 물이 흐르고 곤돌라가 왔다 갔다 하는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밤에는 어둑한 조명 아래에서 곤돌라를 타고 산타루치아를 멋지게 부르는 사람들을 볼 수도 있어 지중해의 낭만을 물씬 느낄 수 있죠.

2. 산 마르코 광장
찾아가는 길이 마치 미로 같더군요. 베네치아는 교통 수단이 배이고 자동차는 없다고 하더니 정말 길들이 사람 두 명 정도 지나갈 수 있는 넓이였어요. 오래된 듯 보이는 집들은 구경하는 사람이야 운치 있고 좋았는데, 과연 거기에 산다면... 한 시간 정도 걸어서 광장에 도착하니 사람들, 비둘기들, 화려한 장식의 산 마르코 사원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어요. 사원이 너무 화려해서 옆의 두칼레 궁전은 오히려 소박해 보일 정도였죠. 거기에서 Vaporetto(수상버스) 일일권을 사서 호텔로 돌아갈 때부터 이용했어요. 궁전 감옥 사이에 있는 탄식의 다리는 천국과 지옥의 대조적인 모습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었죠.

3. Lido 섬
베네치아에서 바포레토를 타고 40분쯤 가면 휴양 섬 리도가 나와요. 바포레토는 베네치아 안에서는 느리게 움직여서 답답했는데, 거기를 벗어나니 쾌속 유람선이 따로 없었어요. 리도섬은 나무들이 즐비하고 깨끗한 거리와 도로가 있는 곳이에요. 해변으로 나가면 지중해가 눈 앞에 펼쳐져 있죠. 바다빛이 정말 하늘색 그 자체였어요. 짙푸르지도 않고 맑은 물색이랄까, 옥색이랄까. 바다가 가진 원초적인 색깔... 해변을 거닐면서 제주도에서 보았던 눈 부시게 푸르던 바다를 떠올렸어요. 해질녘에, 수평선으로 해가 지니 보라빛으로 하늘이 물들고 바다는 점점 색깔이 연해져서 은빛으로 변하더군요. 아름다운 물의 나라! 돌아오는 길에는 베테치아의 야경을 볼 수 있었어요. 검은 물 아래로 비치는 집들의 불빛, 그 흔들림. 아름다운 짙푸른 청록색 하늘.

4. 가면
베네치아 하면 carnevale이 유명하잖아요. 모양도 가지각색, 크기도 가지가지인 가면이 골목마다 즐비하죠. 기념으로 구입해도 좋을 것 같아요.

5. Murano 섬

6. 파스타와 성당
저녁에 야외 카페에서 큰 맘 먹고 파스타를 먹었어요. 큰 파라솔이 있고, 적당한 더위가 있고, 유쾌한 이탈리아인들의 웃음이 있는 식사. 그리고 산타루치아 역 근처의 이름 모를 성당에서, 이 여행이 "나를 찾아가는, 더 행복한 날들을 위한 돌아보기 여행"이 되도록 기도했어요. 100 Lit 헌금도 하구요. 맑은 하늘색 모자이크 벽을 뒤로 하고 서 있는 성모의 상이 어두운 성당 안에서 빛나는 곳이죠.

 

<Rome>

1. 스페인 광장

2. 트레비 분수

3. 베네치아 광장

4. 엠마누엘 2세 기념관

5. 성 피에트르 성당

6. Pantheon
모든 신들의 신전.2세기에 재건된 것이라는데 세월의 깊이를 느끼게 해주는 외관과 안으로 들어가니 돔 중앙에 직경 9미터라고 하는 원이 뚫려 있어서 거기로부터 빛이 들어왔어요. 기둥 없이 돔 형태로 건축한 로마 사람들의 솜씨가 매우 놀라웠죠.

7. Colosseo
제국의 길을 걸어서 콜로세움으로 향했죠. 공사 중인 곳이 많이 있었고, 과거에는 맹수의 우리와 죄수 감방 등으로 쓰였지만, 지금은 잡초가 무성한 들고양이들의 서식처. 4층으로 되어 있다는데 각 층의 기둥들이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으로 장식되어 있어요.  

8. Piazza Navona

 

<Pompei>

 

<Citta Del Vaticano>

 

 

스위스

 

<Geneve>

아침에 역에 도착해 속이 불편해 카페에서 오렌지 주스를 마셨는데, 8SF. 1SF=620원(97년)이니까 5,000원. 비싼 물가를 실감했죠.

 

1. 영국 공원
잘 꾸며진 정원 같은 공원. 예쁜 해시계와 140미터로 올라가는 대분수를 볼 수 있죠.

2. 성피에르 사원
칼뱅이 16세기 종교 개혁 당시 25년 동안 프로테스탄티즘에 대해 강연하던 곳이라고 해요. 종교 개혁이 이루어진 역사적 현장이라 그런지 성당 안은 정말 소박하던걸요.

3. 레만호 유람
한 시간짜리 유람선을 탔는데, 호수 주변으로 그림처럼 서 있는 집들이 정말 아름답고,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알프스도 신비로워요.

 

<Bern>

'곰'이란 이름의 도시. 이 도시의 창설자가 곰을 잡은 것을 기념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스위스의 수도인데 우리나라의 서울처럼 크고 화려하게 거대한 도시가 아니에요. 인포메이션에 들르면 우리말로 된 베른 안내서를 얻을 수 있어요. 유럽에서 몇 개 안되는 중세풍의 도시라서 그런지 고풍스럽고 조용한 시골 마을같은 분위기에요. 베른에는 16세기에 세워진 11개의 분수가 곳곳에 있는데, 모두 다르고 독특한 모양이라서 그것을 찾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죠. 맑고 깨끗한 '아레강', '뉴디크교' 아래 중세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옛 시가. 곰 공원. 스위스에서 가장 높다는 대사원은 근처에 도서관이 있어서 그런지 뒤쪽으로 강이 바라다 보이는 카페에 많은 젊은이들이 책을 보거나 쉬고 있더군요.

 

<Interlaken>

1. Jungfraujoch
할인되는 첫 기차를 타고 2시간 30분 가량 두 번 갈아타고 정상에 올라갔어요. 가는 길에 얼음 궁전에서 어린이처럼 놀라워하고, 바람이 몹시 부는 융프라우에서 반바지 입고 사방의 눈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찰칵.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코코아 한 잔 하면 세상이 다 내 것 같죠. 3454미터의 고지에 서 있는 기분. 거기서 엽서를 보내는 기분도 정말 각별하죠.

 

<Luzern>
루이 16세와 마리 앙뜨와네트를 지킨 병사를 기린 '빈사의 사자상'은 마크 트웨인이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감동적인 평화의 바위라고 했다는데,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정말 슬픈 느낌이 나요. 거기에서 걸어가면 지붕이 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인 '카펠교'가 나오죠. 불탄 후에 새로 지었다지만 운치가 있고, 강 위의 백조도 인상 깊어요.

 

<쮜리히>
동전까지 환전해주는 곳. 기념으로 가질 것 빼고 남은 동전은 모두 이곳에서 바꾸어야죠.

 

 

프랑스

 

<Nice>

1. 샤또
"니스가 지금은 해변이지만 처음에는 깊은 항구였다. 마르세유에 있던 그리스 정착민들이 이 곳을 눈여겨 보아 무역의 중심지로 삼았다. 처음에는 Nikaia(그리스어. She who brings victory)였다가 Nike(victory), 최종적으로 Nice가 되었다. 로마제국 말기에는 로마인들이 이 언덕에서 쉽게 침략자를 막아낼 수 있었다. 이 성은 그리스와 로마 양식의 영향을 공통적으로 받았다." 샤또에 올라가서 니스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있는 안내문에 있는 내용이에요.(오역의 위험이 있음) 올라오는 도중에 길을 물었더니 지름길을 가르쳐 주더군요. 프랑스 사람들은 자존심 때문에 영어를 전혀 안쓴다고 생각했는데, 오해인 것 같아요. 샤갈 미술관 갈 때도 그렇고, 영어를 할 수 있으면 친절하게 얘기해 주더군요. 샤또를 가지 않았다면 니스는 정말 고급스런 휴양지일 뿐이라고 생각했었을 거에요. 하지만 니스에도 뒷골목이 있고, 다른 곳처럼 비슷하게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더군요.

2. 샤갈 미술관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어요. 버스로 가는 길이 고즈넉하고 나무들이 많아서, 벌써 낙엽이 지고 있어서 느낌이 참 좋아요. 샤갈은 어릴 적 성서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그것이 평생의 모티브였다고 하네요. 붉고, 푸르고, 초록의 색채도 멋지고, 성서를 해석한 내용도 좋아요. 무엇보다 스태인드 글래스의 놀라움. 정말 감동이에요. 또 연못 뒤의 벽에 모자이크된 작품도...

 

<Marseille>

항구도시. 해질녘 즐비한 배들 사이로 부서져 내리던 황금빛 저녁.

 

<Paris>

1.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밋으로 들어가는 방대한 미술관.

 

2. 오랑주리 미술관
루브르에서 콩코드 광장 쪽으로 가다보면 찾을 수 있는 작은 미술관이에요. 모네의 <수련>을 보기 위해 간 곳이죠. 너무 아름답고, 환상적이고, 멋진... 온갖 수식어를 다 붙여도 과하지 않은 그런 작품이죠.

이 감동을 4년이나 지났는데도 잊지 못해 어느 카페에 올렸던 글이에요.

<유럽 여행을 갔을 때 바쁜 일정이었지만 빠뜨리지 않고 들르려고 했던 곳이 미술관이었어요. 꽤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그 중에서 최고가 무엇이었냐고 물으면 오랑주리 미술관이라고 대답하려구요.
아마 그 이름을 처음 듣는 분들도 많을거예요.
오랑주리 미술관은 파리에 있는데, 루브르나 오르세 미술관 근처에 있지만 규모가 워낙 작아서 웬만한 가이드북에는 나와 있지 않거든요.
제가 그곳을 최고로 치는 이유는 거기에 바로 모네의 <수련>이 있기 때문이에요.

파리는 여행의 마지막 도시였기 때문에 전 많이 지쳐 있었어요. 우리 연수원 정도의 건물을 들어서면 모네 홀이 두 개 있는데, 각 홀마다 벽면에 가득찬 수련을 볼 수 있었어요. 거기서 제 눈이 번쩍 떠졌죠.
수련 시리즈는 모네 스스로도 '나의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라고 칭했던 것인데, 팜플릿이나 책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그 '아름다움'을 온통 연꽃으로 가득찬 오랑주리에서 비로소 느낄 수 있었어요.

모네는 윤곽선 없이 형태와 선이 붓자국으로 뒤섞이도록 수련 시리즈를 그리고 있는데, 수많은 색채들이 서로 혼합되어 마치 꽃과 연못 물과 잎이 섞인 것처럼 보이지요. 모네 말에 의하면 "이 그림의 주제가 나타내고자 하는 정수는 매 순간마다 변화하는 수면의 반사광이다. 수면에 반사되는 하늘 덕분에 빛과 움직임의 느낌을 줄 수 있었다."라고 평가되지요.

정말 그랬어요. 분명 내 앞에 있는 것은 그림인데, 가만히 앉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자꾸만 움직이고 변하는 연꽃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어느 순간은 내가 푸른 연못 물이 되고, 그러다 보면 연꽃이 되기도 하지요. 반사되는 햇빛때문에 눈이 아프다는 환각도 일구요.
넋을 잃고 있다보니 그 한 그림 앞에서 한 시간이나 보낸 거 있죠.

아직 자세히 보지 않으셨다면
점심 드시고 나오면서 연수원 입구에 있는 연꽃을 한 번 보세요.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흔들리는 수련을 보고 있으면 거기에 담긴 하늘과 흔들리는 물결과 무엇보다 눈부신 '빛'을 느낄 수 있을거예요.
연못(?)의 규모가 작아서 아쉽긴 하지만
모네가 왜 말년을 수련에 미쳐서 보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

3. 오르셰 미술관
오랑주리에서 나와 비오는 파리의 센 강을 건너 오르셰 미술관에 갔어요.

4. 라 데팡스
 

5. 샹젤리제 거리
 

6. 끄리냥꾸르 벼룩 시장
  

7. 오페라 거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가까운 곳에 Grey란 화장품 가게가 있어요. 싼 곳이죠. 

8. 퐁피두 센터
퐁피두 센터 자체도 예술이고, 그 안에 국립현대미술관도 좋아요. 퐁피두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5층에 가면 파리의 전망을 볼 수 있죠.

9. 노틀담 성당

10. 소르본 대학
You call it love를 생각하며 찾아간 곳.

11. 뤽상부르 공원
벤치에서 쉬며 저녁을 먹었어요. 소르본 대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다가 연애할 때 오는 곳이라던데, 할머니들이 더 많더군요.

12. 개선문

13. 에펠탑

 

<Versailles>

베르사이유 궁전은 조금 실망스럽구요, 정원이 정말 좋아요. 넓고 날도 뜨겁고 해서 기차를 탔어요. 쁘띠 트리아농, 그랑 트리아농, 대운하를 돌아오는 코스죠. 가장 좋았던 곳은 쁘띠 트리아농에서 조금 들어간 시골집. 나무와 잔디, 호수, 동화에나 나올 것 같은 시골집들, 마당에 가꾸어진 꽃들. 그늘에 앉아 천천히 구경하는 것도 좋아요. 베르사이유에는 화장실이 드무니까, 화장실이 보이면 반드시 들르세요. 유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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