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환1 동주야 /문익환 너는 스물 아홉에 영원이 되고 나는 어느새 일흔 고개에 올라섰구나 너는 분명 나보다 여섯 달 먼저 났지만 나한테 아직도 새파란 젊은이다 너의 영원한 젊음 앞에서 이렇게 구질구질 늙어 가는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그냥 오기로 억울하긴 뭐가 억울해 할 수야 있다만 네가 나와 같이 늙어가지 않는 다는 게 여간만 다행이 아니구나 너마저 늙어간다면 이 땅의 꽃잎들 누굴 쳐다보며 젊음을 불사르겠니 김상진 박래전만이 아니다 너의 ‘서시’ 를 뇌까리며 민족의 제단에 몸을 바치는 젊은이들은 후쿠오까 형무소 너를 통째로 집어삼킨 어둠 네 살 속에서 흐느끼며 빠져나간 꿈들 온 몸 짓뭉개지던 노래들 화장터의 연기로 사라져 버릴 줄 알았던 너의 피묻은 가락들 이제 하나 둘 젊은 시인들의 안테나에 잡히고 있다. 2020. 4.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