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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5년 전 그날에는 결혼식을 마치고 분주히 비행기에 올랐던 그 시각에
우리는 세 식구가 되어
소양감 유람선을 타러 가고 있었습니다.
경사가 심한 길에서 자꾸 뛰어 가려는 승연이에게 엄마가 말했죠.
- 승연아, 이런 내리막길에서는 조심해야지.
= 내리막길이 뭐야?
- 이렇게 점점 내려가는 길을 내리막길이라고 해.
= 그럼, 점점 올라가는 길은?
- 그건 오르막길이지.
= 그럼, 옆으로 가는 길은?
- 글쎄, 그런 길은 없어.
몇 발자국 걸어가던 승연이는 기쁜 듯이 외쳤어요.
- 엄마, 생각났어. 옆으로 가는 길은 "옆으막길"이야.
그런 길은 세상에는 없겠지만,
승연이의 마음 속에선 멋진 길로 남아 있을 것 같은,
초여름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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