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깊은 잠에서 살짝 깨고 나서는 옆방의 코 고는 소리에 잠이 다시 오지 않았다. 오늘 서울로 올라가는 날이라 잠을 푹 못 자는 게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일어난 김에 하회마을을 한 바퀴 산책하고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 준비를 하고 있으니 아침식사를 하라고 우리를 부르러 오셨다. 고택이라 한식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웨스턴 스타일. 핫케익과 커피 그리고 과일을 준비해주셨는데 고택에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깔끔해서 좋은 아침식사가 되었다.
집을 관리하고 계신 후손 류세호 님께서 집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이걸 듣고 출발하기로 했다.
화경당에서 숙박한 다른 가족과 수신와에서 하룻밤을 보냔 우리 부부가 모여 같이 개략적인 소개 비디오를 보았다.
풍산 류씨들의 집성촌인 하회마을에서 품격 높은 고택이 북촌댁이다. 정식 당호는 화경당. 대지 1700평에 72칸의 한옥으로서, 칸수로만 따진다면 하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저택이기도 하다. 재산은 3000석. 안동을 비롯한 영남 일대에서 7대 200년간 부와 명예를 누리던 집이다. 화경당의 품격은 세 곳의 사랑채에서 나타난다. 할아버지가 거처하던 북촌유거, 아버지가 거처하던 화경당, 손자가 거처하던 수신와가 각각 분리되어있다.
내셔널 트러스트와 함께 문화유산 보존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후손 류세호씨가 집안 구석구석을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알쓸신잡 안동편에서 지식인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는데 이 분은 알쓸신잡에 나왔던 이야기를 하니 별로 좋아하지는 않으셨다. 본인이 소개한 내용이 조금 잘 못 편집된 된 것이 마음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것 같았다. 나는 오히려 알쓸신잡을 보고 이 집에 큰 흥미를 갖게 되었는데 내 이야기에 별로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지 않으셔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는 평생 한 번 밖에 올 기회가 없다 보니 방송에서 대화를 나눴던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하였다 ^^;;;
그리고 이 댁의 자랑 하회마을처럼 돌아있는 하회소나무를 배경으로 아내와 기념사진을 찍으라고 추천해주셔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후손께서 애정을 가지고 설명을 해주시고 또 우리가 열심히 듣다 보니 평소보다 설명 시간이 좀 길어지신 것 같았다. 1시간 30분 집안 내부 설명을 듣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하회마을 떠났다.
마지막 날의 일정은 월령교와 봉정사 방문.
오늘의 첫 목적지인 월령교를 향해가다, 첫날 안동시내를 지나다 로또 1등이 8번이나 적혀있는 로또 판매점을 보고 서울 가기 전에 꼭 사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나서 로또를 구매하였다. (나중에 보니 5,000원이 당첨된 걸 보니 명당은 명당이 맞는 것 같다 ^^)
안동댐 근처에 월령교에 도착하여 다리를 걸으며 분수쇼도 감상하고 주변 경치도 보며 시간을 보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월령교 앞 바로 앞에 안동의 유명한 헛제삿밥 식당이 몇 개 있는데 눈에 보이는 대로 까치구멍집이라는 곳에서 안동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헛제삿밥으로 먹었다. 안동국시도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아쉽게도 기회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봉정사로 이동하는 길에 안동 이천동 석불상을 관람하였다. 제비원미륵이라고도 불리는 이 석불은 화강암 석벽에 10미터 높이의 몸통을 새기고 2.5미터 높이의 머리 부분을 조각하여 올려놓은 고려시대 마애불인데 매우 인상적인 불상이었다.
제비원미륵을 지나서 마지막 방문지 봉정사를 방문하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山寺에 등록되어있는 7개 절 중 한 곳으로 첫날 갔던 영주의 부석사와 함께 이번에 두 군데를 방문하게 되었다. 현존하는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국보 15호 극락전과 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국보 311호 대웅전을 보유하고 있다. 한 절의 두 개의 주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인 절이다.
이렇게 봉정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안동 여행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출발하였다.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간 여행을 1년이 거의 지난 2020년에 코로나 덕에 마무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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