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요테마는 바티칸박물관 방문 및 암스테름담을 경유한 귀국일정.
어제 유로자전거나라의 가이드와 헤어지면서 물어봤을 때 보통 8시정도부터 줄을 서면 박물관에 10시정도에는 들어갈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14일, 15일 이틀이 바티칸 휴가에다 17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이 4일간에 로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모일 것이기 때문에 예상이 안 된다는 답변.
우리는 반나절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아침 일찍간다고 갔는데 7시 20분에 도착. 미리 예약을 할 수도 있지만 예약을 해볼까라고 생각한 시점에는 이미 예약이 다 끝나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로마 IN - 파리 OUT으로 스케줄을 짰으면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았을텐데... 어쨌든 호텔에서 짐을 찾아 12시에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10시까지만 기다려서 못 들어가면 다른 곳이라도 한군데 더 보고 가기로 생각하고 대기를 시작하였다.
이미 앞에는 100명정도가 되는 사람이 줄을 서 있었고 인터넷 예약자 우선으로 들여보낸다고 하여 약간 포기상태. 앞에 패키지여행 분들도 예약이 안된 상태였는지 단체로 줄을 서 있는데 가이드가 이 시간에 오면 맨 앞일 거라고 왔는데 벌써 앞에 줄이 많이 서 있어서 가이드도 좀 당황한 것 같다고.
충청도 말투의 서울에서 오신 아저씨는 아들과 둘이왔냐고 하시면서 부럽다고 이야기를 걸어 9시 30분경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수다를 떨어주셔서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가 있었다.
바티칸앞 매점에서 아침을 사다 승연이를 먹이는데 감기가 걸린건지 계속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 아마 긴장도 많이 풀렸고해서 그런것 같아보임.
같이 수다를 떨던 아저씨가 입장이 시작되자 자기들 패키지팀에 와서 가이드 설명들으라고 계속 권유하셔서 그럴까하다 우리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30분밖에 없다는 것에 정신차리고 우리끼리 천지창조만 보고 가겠다고 인사를 하고 헤어져서 입장.
입장을 하고나니 뭔가 바티칸박물관을 보고 갈 수 있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뿌듯. 아직 시간이 있어 회화관, 정원을 먼저 살표보았다.
하지만 도저히 시간이 안 될 것 같아. 되지 않아 시스티나 성당으로 전진, 전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에스컬레이터처럼 저절로 앞으로 자동으로 진행된다.
여러방을 거쳐 드디어 시스티나성당에 도착. 콘클라베,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의 시스티나성당에 도착하자 내가 이런 곳에 실제로 왔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둥둥..승연이만 좋은 컨디션이었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제일 아쉬움. 성당안에서는 사진을 못 찍게 되어있어 그림은 눈으로, 가슴으로만 담아두고 관람 종료.
이렇게 해서 대영박물관,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한국국립박물관(?) 등 세계에서 유명한 박물관은 다 가보게되었다. 완전 갔다 온 것에만 의미를 두는 속물 ㅎㅎㅎ.
그나저나 내가 바티칸에 있는데 교황님께서는 왜 내가 온 시점에 로마에 없는 것인지.. 이런 손님에 대한 결례가 있나… ^_^
서둘러서 기념품가게에서 내 티셔츠와 승연이(또는 승연엄마 ^^;;) 티셔츠를 사서 호텔로 이동.
바티칸의 휴일이 14,15일인데 파리 in 로마 out으로 오시는 비행기표를 제안해 줬다고 여행박사에서 미안하다고 호텔에서 공항까지 sending service를 해 준다고 했다. 그래서 12시에 호텔로비에서 만나기로 함. 호텔에 들어가니 이탈리아할아버지가 “숙호 윤”이냐고 하길래 여기도 H발음은 안하나보나 생각하며 그렇다고 하니 공항으로 데려다 준다고 한다.
그렇게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에 도착. 이름도 멋진 공항이다.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알이탈리아항공 비행기를 티켓팅하며 짐은 암스테르담에서 찾았다가 다시 체크인 해야 하냐고 물어보는데 불친절 불친절..내가 좀 못 알아 들을 수도 있고 비행기를 갈아타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하여튼 한국이 친절하기는 해... 마지막에 매우 불쾌했음.. 알이탈리아항공은 다시는 타고 싶지 않아..어찌어찌 수속을 마치고 승연이와 천천히 점심을 먹고 비행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타는 곳도 변경되고 1시간이나 출발 시간이 지연이 되었다. 암스테르담에서 갈아타는 시간이 4시간정도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으나 비행기가 이륙할 때까지 더 지연되는 것 아닌가 하고 계속 걱정. 이탈리아에 있는 동안 제대로 된 시간표를 보지 못했음..
무사히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 암스테르담 공항은 인천공항보다 더 훨씬 현대적에 사람들도 친절하고 매우 인상깊었던 공항. 네덜란드가 축구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공항.
비행기를 갈아타러 가는 도중에 일본라면을 파는 식당이 있어 승연이가 몸이 으슬으슬하다고 따뜻한 것 먹고 싶다고 하여 이곳에서 라면흡입. 세상에 이렇게 맛이 있는 음식이 있다니라고 생각하면 마지막 국물까지 싹싹 먹고 승연이도 컨디션회복.
승연이는 암스테르담에서 오는 9시간 30분동안 한 번도 깨지 않고 한국도착.
인천공항으로 승연엄마가 마중을 나와서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오는 내내 이야기.. 집에 도착하며 둘이 동시에 한 말. “아~~ 집이 제일 좋다!”
<에필로그>
여행기를 전부 마무리. 파리- 융프라우(인터라켄) - 로마의 8박 10일간의 여행.
1. 주변에는 젊었을 때 다들 한 번씩 배낭여행으로 방문하는데 나는 이제서야 처음으로 유럽본토를 방문해봤다. 길가다 마주친 대학생들을 보면서 저 친구들은 내가 지금 느끼는 걸 나보다 20년이나 어린 나이에 느끼니 참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대학생때 배낭여행 한 번 해봤으면 또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2. 우연히 우리 부자를 볼 때마다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중학교2학년 아들과 아버지의 여행이라고 너무 신선하다고 (남의 뒤집히는 속도 모르고 ^^) 본인들도 그렇게 해보고 싶다고. 이제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승연이와 이렇게 같이 길을 찾기위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고 10일간 내내 같이 있을 수 있었다는 건 나에게 평생 의미있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처제의 말대로 이런 시간을 보내게 해준 집사람의 신의 한수일지도.
3. 책에서만 보던 명화, 영화에서 보던 장소, 에펠탑, 알프스의 최고봉역, 로마제국역사의 현장, 기울어져 있는 피사의 탑 앞의 현장에 서 있으면서 이런 곳에 실제로 내가 서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함이 느껴진다. 나한테 주어진 환경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항상 범사에 감사하며 겸손하게 살아야지.
대영제국의 시대 때, 귀족들은 자녀들을 선생님을 붙여 프랑스와 로마를 여행시키는 그랜드투어를 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2014년 여름에 한국인 아버지와 아들의 그랜드투어가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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