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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이야기/제주여행(201505)

아들과 한라산 : 2015년 5월 22일(금)

by 소꾸호 2020.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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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번 여행의 메인 테마인 아들과 한라산 등반을 하는 날.

 

1. 놀러왔는데 학교갈 때보다 왜 더 빨리 일어나야하냐는 승연이의 투덜거림을 무시하고 6시에 기상을 하였다. 그리고 전날 계획했던 이동경로(은남동 -> 제주여중(환승) -> 성판악)를 예상하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꽤 기다렸는데도 타려고 했던 버스가 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제주시외버스터미널이라고 앞에 적혀있는 버스를 탑승하였다. 성판악에 가는 780번 버스는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상관없을 것 같았는데 이 차가 돌아돌아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  물어볼 때 돌아간다고 이야기해줬으면 택시타고 터미널에 갔을텐데라고 속으로 투덜대면서 나는 누가 물어보면 왜 물어보는가까지 생각해서 대답해줘야지라고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하였다.

2. 이왕 늦어져 버린 상황. 아침이라도 든든히 먹어야 할 것 같아서 터미널식당에 갔는데 순대국이랑 비빔밥밖에 팔지를 않는다. 순대국을 승연이랑 먹은적이 있는데 순대는 좋아하는데 순대국은 잘 안먹는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침식사를 비빔밥으로 거하게 했다. ^^ 그리고 점심에 먹을 김밥도 3개를 포장해서 출발. 비빔밥 5000원씩,  김밥 1700원씩 도합 10,100원. 11,000원을 내면 동전 900원이 생기는 상황. 나 같으면 만원만주세요라고 할텐데 깜찍하게 900원을 100원짜리로 다 거슬러주셔서 하루종일 소리내면서 다니게 되었다. 서비스업은 역시 서울이 갑!

3. 780번 시외버스를 타고 출발. 카드를 들이댔더니 행선지를 말하라고 한다. 그렇구나 우리가 타는 이 버스는 서귀포까지 가는 거니 중간에 내리는 사람은 좀 싸게 해주는 거구나.. 사람들이 타면서 전부 어디간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타는 모습이 조금신기하였다.  그렇게 40분정도를 이동해서 성판악 정류장 도착.

4. 성판악에서 쵸코렛과 오이를 한개씩 사고 성판악 등산로를 8시 15분쯤 출발하였다. 


5. 속밭대피소까지는 나도 승연이도 크게 무리없이 올라갈 수 있었는데 속밭대피소를 지나면서부터 급격히 체력이 저하되었는지 그 때부터 승연이가 훨씬 앞서간다. 원래 그림은 아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한라산등반하는 그림이었는데 나의 저질체력으로 일치감찌 그 꿈은 물건너갔다. 이 사진이 정상까지 가지건에 같이 찍은 유일한 사진.

 

6. 진달래대피소에서 엄청 맛있다는 컵라면과 아침에 사온 김밥을 같이 먹었다. 날씨가 이렇게 좋을 수 있을까? 몸이 이렇게 힘들 수 있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쉬고 있는데 승연이가 제주도에 많은 3가지가 "돌, 까마귀, 중국인"이라고 하면서 장난을 친다. 까마귀가 얼마나 많은지 사람이 좀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정상까지 1시간30분 남은 거리를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승연이는 나보다 훨씬 빨리 올라가서 좀 쉬다가 내가 오면 다시 먼저 올라가면서 나를 놀린다. 평소에 별로 운동도 안하는데 역시 중학생이니 기본 체력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해준다.

 

 

7. 우여곡절끝에 백록담에 도착. 1950미터 정상에 도착한 기쁨을 만끽하고 싶었는데 벌레들이 얼마나 많은지 감상에 젖을 수가 없다. 서둘러 인증샷을 남기고 빨리 하산을 시작.

 

얏호!! 드디어 대한민국 가장 높은 산에 올랐습니다. 그것도 중3 아들과 함께 ^_^

 

 

 

8. 이후에는 카메라 한 번 꺼낼 기운도 없이 끝없이 끝없이 무념무상으로 걷기만 할 뿐. 겨우 성판악으로 다시 돌아와서 한라산등반확인도 하지 않는 등반인증서를 승연이이름과 내 이름으로 받았다. 그리고 산에서 가져온 쓰레기를 어디에 버리면 되냐고 물어보니 버릴데가 없고 다 가져가란다. 산에서 자기 쓰레기는 다 가져가라고 하는거야 이해가 되지만 밑에서까지 다 가져가라고 하면 바로 서울가는 사람은 제주공항에서 버리고 갈 꺼고, 숙소로 가는 사람은 숙소로 가져가거나 버스 정류장에 슬그머니 내려놓고 갈텐데 이것은 혹시 "쓰레기 돌리기"?  누군가는 치워야 할텐데 굳이 산 밑에도 쓰레기통이 없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승연이와 둘이서 하며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였다.

 

9. 제주시로 가는 780번 버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고, 버스 안내판도 전혀 맞지 않는다. 20분이상 앉을데도 없이 서서 기다린 후 버스가 도착하였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자리가 있는지 부터 확인. 한자리 구석에 자리가 있는 것을  매의 눈으로 아니 부모의 눈으로 날카롭게 확인을 하고 아줌마자리 차지하듯이 확보한 후 승연이를 오라고 해서 앉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서서 오는데 기사아저씨가 얼마나 터프하게 운전을 하시는지 몸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이미 다리에 힘을 다 풀렸는데.. 제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타고 가려다 너무 힘이들어 제주시에 들어오자마자 내려서 택시를 타고 금호렌트카 오통하우스로 이동하였다. 

 

10. 오늘 저녁에는 승연엄마가 내려와서 일요일까지 제주관광을 할 예정. 그래서 렌트카를 미리 예약했는데 차에 앉아마자 승연이 "아 좋다~"라고 한다. 자기는 버스에서 앉아왔는데도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갑자기 마음이 편해졌는지 대변을 보고 싶다고하여 호텔에 잠깐 들어왔는데 아마 엄마 올 때까지 한시간 정도 남은 시간을 내가 또 어디가자고 머리를 쓴 걸지도 모르겠다.

 

11. 7시 25분에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승연엄마를 마중하러 공항으로 갔다. 비행기가 15분이 지연이 되었는데 승연이는 엄마가 언제 나오는지 계속 도착출구만 보고 있다. 엄마가 없을 때는 나랑 꽤 친하게 지냈는데 엄마가 오면 사이가 좀 벌어진다 ^__^.  하루를 못 봤을 뿐인데 또 제주에서 온 가족이 모이게 되니 반갑네... 

 

 


12. 만나자마자 배고프다고 흑돼지 집으로 이동. 렌트카회사에서 준 책자에 있는 "돔베돈"이라는 곳에가서 3인세트를 먹고 숙소로 이동. 제주에 와서 4번째 하는 식사를 처음 제대로 된 식당에서 하게 되어 매우 만족.

사진은 돔베고기.

 

흑돼지 굽는 중.

 

13. 숙소로 돌아오면서 큰엄마가 승연이에게 한라산 갔다오면서 먹으라고 보내주신 스타벅스 상품권으로 망고프라프치노를 사서 방안에서 시원하게 한잔 하고 샤워를 하였다. 


그리고 언제 잠 들었는지도 모르게 스르르 꿈나라로. 잠자리가 바뀌면 자다 깨다 하는 편인데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아침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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