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2일 부터 16일까지 제주도를 갔다 왔다.
작년 경주편에 이은 초호화여행 2탄.
돈을 빌려 집을 산 이후의 여행이라 웬지 조금 불편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너무 즐거운 여행이었다.
가기 전에는 이것저것 책도 찾아보고 웹 서핑도 하면서 나름대로 준비를 했었지만 전혀 계획대로 되지 않은 여행이었다.
완전히 승연이를 위한 여행. 그렇지만 오랜만에 아무런 생각없이 3박 4일을 보낼 수 있어 나에겐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이 같이 하지 못한 승연이와 승연이 엄마와 밀도있는 시간을 가졌으니 또 열심히 일해야겠지..
간단하게 일정을 소개해 본다. 처음 계획했던 일정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다섯살 아이가 있는 분들은 충분이 참고해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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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목)
아침부터 분주하게 서둘렀다. 승연이와 아빠는 항상 몸만 움직임.
큰 짐을 가느라 갈아타는 것을 걱정했지만, 한번에 5호선을 탈 수 있는
신길 역까지 할아버지가 태워다 줌.
공항에서 티겟팅을 하고 승연이의 아시아니멤버쉽카드를 만들어 줌.
항상 카드를 갖고 싶어하던 승연이. 자기 카드를 만지작, 만지작.
승연이가 아침을 부실하게 먹어, 비행기를 기다리며 핫도그를 먹음.
쥬스를 사줄까 하다 좀 있으면 비행기에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참고 핫도그만 먹음. 핫도그의 반은 아빠가 다 먹음.
처음 타보는 비행기. 승연이는 그렇게 신기해 하지는 않는다.
가족이 처음 타는 비행기. 아마 젤 신난 건 엄마이리라.
어디를 가도 항상 혼자 다시는 우리 마누라.. 갚자기 가여운 생각이 든다.
빨리 은퇴하고 매일 아침마다 학교 데려다 줘야지.^^;
제주공항에 내렸다.
비행장에 내려서 버스로 공항청사까지 이동.
옛날 비행장이 생각난다. 요즘에는 이렇게 안 하던데..
뭐 어쨌든 안하던걸 하는 건 그리 나쁘지 않으니까..
호텔에 가려면 택시를 타야 하는데.. 제주시에 있는 호텔이라 그리 멀지 않아 택시기사가 짜증내면 어쩌지.. 나의 성격상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아질텐데...
다행히 근거리 택시 타는데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호텔로. 가져간 가방이 너무 커서 어정쩡하게 택시에 앉아간다. 뭐 가깝다고 하니까.. 1분, 2분 지나니까 조금 다리가 저려온다. 처음부터 잘 자리잡고 앉을 것을... 이것저것 생각하는 사이.
호텔에 도착.. 라마다 프라자 호텔...
역시 기대했더데로 삐까뻔쩍에.. 내리자마자 종업원들이 짐을 들어준다고 야단법석..음.. 돈이 좋아..
호텔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한치회덮밥과 갈비탕을 시켰으나 나온것은 갈비탕. 7000원이나 더 비싼게 나와서 좀 속이 상했지만 또 참는다. 놀러왔으니까. 그나마 10% DC를 해주고, 해수욕장을 자세하게 안내해주고, 승연이 샐러드도 챙겨줘서 기분좋게 나왔다.
제주시내 가까운 곳에 이호해수욕장이 있지만 호텔에서 준비한 자리가 있는 곳이 함덕해수욕장이라하여 함덕해수욕장으로 향한다. 택시를 불러서 해수욕장으로 행하다 선크림을 안가져온 것이 생각나서 다시 호텔로. 어찌어찌하여 해수욕장에 도착한 후 중간에 돌아간 게 미안해서 10,000원에 2,000원을 더주고 내린다.
그러나 호텔이 준비한 자리가 잇는 곳은 제2함덕해수욕장.. 참 난감했으나 다시 거리고 나와 택시를 잡았다. 택시를 타고 제2해수욕장으로 가자고 햇는데 운전사가 방금 우리를 내려준 그 운전사.
2,000원을 더 주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여기가 아니니 조금 더 부탁. 흔쾌히 우리를 호텔자리가 있는 해수욕장으로.
역시 어딜가도 내 자리가 있어야지.. 하며 옷 갈아입고 해수욕시작.
승연이의 튜브에 바람을 넣기 위해 동분서주. 튜브를 빌려주는 아저씨께
사정하여 바람넣는 기계를 빌렸으나 왜 이렇게 못하냐고 구박을 받으면서
간신히 바람을 넣는다.
나는 피부병을 고치려고 일광욕중심..
승연이는 모래장난 하겠지라고 생각햇는데 이게 웬일..바닷속에서 튜브를
가지고 나오질 않는다. 이 때부터 우리 계획이 완전히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잘 놀다 호텔송환버스시간에 맞추어 정리하고 호텔로.
호텔에서 잠시 쉬고, 저녁을 먹으러 간다.
물향식당을 찾아 약 40분정도를 걷는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조금씩 지치키 시작. 물어물어 식당을 찾아
고등어조림. 갈치튀김에 밥 세공기를 쓱싹 비우고
걸어서 호텔로 돌아가다.
탑동광장에서 관악기축제를 하는 것을 잠시 보다가 바다길을 따라
호텔로 들어와 멋있는 욕실에서 목욕을 하고 잠을 자다.
8월 13일(금_
무슨 일이 없으면 반드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나.
이 날도 어김없이 일어나서 마누라와 승연이를 재촉한다.
호텔에서 준 아침식사권 여섯장.
이것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까 고민을 하다 결국 승연이는 돈을 내고 먹고 삼일간 아침에 부페에서 먹기로 결정.
부페식당에서 승연이의 나이를 물어보지 않고 우리를 앉힌다. 일단 먹구보자..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너무나도 우아한 아침식사를 하고 계산을 하러 나오는 우리. 혹시나 승연이는 공짜. 모른척하고 나오는데 아무도 잡지 않는다. 공식적으로는 5세부터 돈을 받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냥 넘어가주는구나.. 그럼 그렇지.. 쥬스 한잔에 몇 개 뭐 집어먹은게 다인 승연이한테 반값을 받으면 좀 그렇지.(원래는 낼 생각이었으면서^^)
호텔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에 들른다. 제주렌트카. 호텔과 연관이 되어있다고 해서 별로 알아보지 않고 예약을 했다. 48시간에 16만원. 꽤 부담되는 가격이지만 제주도 여행은 렌트카라고 하길래 일단 무작정 빌려봤다. 이것저것 서류를 작성하고 차를 인도받으러 갔다.
보기에도 너무 멋있는 뉴 EF 소나타 한대. 기름(정확히는 가스)의 위치확인 및 차의 상태를 서로 점검한 후에 열쇠를 넘겨받는다.
승연이와 엄마가 준비를 마치고 자, 우도로 출발.
일단 LPG이기 때문에 언제 충전할 수 있을지 몰라 충전소부터 찾았다. 지가 들어가봐야 얼마나 들어가겠냐는 생각에 가득채워달라했더니 2만5천원을 넘어간다. 그래도 괜히 불안한 것보다는 이란 생각에 연료를 가득채운 후 성산이란 이정표만을 보고 달린다. 달린다.
1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에 도착한 성산항에는 우도로 들어가려는 사람과 차의 인산인해. 차로 들어가려면 1시간30분을 기다려야 된다는 안내원의 말에 잠시 주저주저.
에이 들어가서도 움직여야 하고, 렌트한 것도 아깝고 까짓꺼 기다리지라고 생각
차안에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조금 기다렸더니 1시간이 되지 않은 시각에 차를 배에 태울 수 있었다.
우도까지는 배로 20분정도. 하우목동항에 내려 산호가 부서져 형성된 모래사장이라는 산호사(빈백사)숙욕장으로 간다. 점심시간을 많이 지나 먼저 좀 깨끗해 보이는 집으로 들어가 해물뚝배기를 시켰다. 8000이라 좀 비싼 감이 없지 않았으나 된장찌개안에 들어있는 커다란 해산물과 진한 바다의 냄새는 충분히 그 값어치를 충분히 했다.
식사를 한 후 해수욕장으로 향한 우리.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운후 옷을 어떻게 갈아입냐고 물었더니 자기네 탈의실을 이용해도 된다고, 하지만 해수욕을 마치고 샤워할 때는 2000원씩을 돈을 내야한단다. 옷을 갈아입고 바닷가로 갔더니 산호가 부서져서 형성된 거라면 모래여야 할텐데, 모래가 아니라 아직 산호. 발이 너무 아픈데다 물속에는 미역, 다시마가 너무 많아 도저히 해수욕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승연이는 새로 보는 바다가 좋은지 신나서 또 나오질 않는다. 하지만 발이 너무 아파 더이상 수영을 하지 못하고 20분저도만에 돌아가기로 정한 우리는 승연이 1000원 도합 5000원을 지불하고 샤워를 했다. 샤워라기 보단 물이 너무 없어 거의 등목수준으로 호텔에 가서 잘 씻어야지 생각을 하고 대충 해수욕장을 떴다.
제주도로 돌아가려는 나를 승연엄마 인어공주를 여기서 촬영했다는 설명과 함께 돌고 가자. 그래 우도까지 왓으니 조금 보고가야지. 차를 몰고 조금 가보니 무엇이든지 낮은 풍경이 영화의 한장면(물론 내가 본 건 예고편이지만) 떠올랐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농부아저씨. 저기 박해일간다라는 나의 유머에 무리 마누라 좋아한다. 나의 재치있는 이야기에 우리 마누라가 반해서 결혼한건데라는 생각이 들고 맞아 우리가 여기(제주도)로 행을 왔었지라는 생각이 맘을 찡하게 만든다.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오늘 저녁은 신제주로 가서 유명한 돼지를 먹자라고 결정. 호텔에서 잠깐 쉰 후 저녁을 먹으로 출발을 했다.
저녁 : 돼지 생갈비. 그랜드엉터리돼지
8월 14일(토)
아침 : 호텔부페
승연이가 좋아하는 파워레인저 다이노소어를 봄
함덕해수욕장에서 수영
점심 : 유빈식당에서 전복죽
한림공원
저녁 : 세자매횟집
용두암을 보고 호텔로
호텔에서 승연이와 제주도 기념 T셔츠를 사다.
외할머니께 드릴 제주양갱을 사다.
8월 15일(일)
아침 : 호텔부페
오전에 호텔 풀장에서 승연이랑 수영.
호텔을 떠나기 전에 한라봉과 회사사람들을 위한 귤한박스를 사다.
점심 :공항에서 옥돔정식. 승연이는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제주도 기념T셔츠를 입고 서울로 서울로
13:35 Asiana 를 타다. 승연이는 여전히 창가에 앉음.
공항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마중 나오심. 승연이가 보고 싶으셨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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