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4일 수능시험날.
끝나면 아빠도 일찍 들어올 테니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아침에 이야기했던 터라 외부행사를 마치고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가니 진수는 풀이 죽어있었고 진수 엄마도 기운이 없어 보였다. 수능시험을 망쳤구나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위로가 필요한 것 같아 일단 시험은 끝났으니 계획대로 맛있는 거 먹고 기운 내자라고 이야기를 하니 다음에 같이 먹고 오늘은 집에서 간단히 먹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렇게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진수는 산책을 다녀오겠다고 나가고, 진수 엄마는 오늘은 좀 일찍 자고 내일 맑은 정신에 생각할래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1교시 국어가 역대 최고로 어렵게 나왔는데 1교시를 망친 것이 하루 종일 영향을 준 것 같다. 서울에 있는 중위권 대학 정도는 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본인도, 엄마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채점을 해보니 아무래도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나름대로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나도 마음이 안 좋아서 앉아 있다가 산책 나간 진수에게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치킨이나 먹을까라고 물어보니 그러겠다고 문자가 왔다. 다행이다 싶어 특별한 치킨이라도 사줘야지 생각하고 어렸을 때 진수가 좋아하던 맛닭꼬가 생각이 났다. 주변에서 가까운 곳을 찾아보니 가장 가까운 곳이 성수동. 나도 바람도 쐴 겸 해서 차를 타고 성수동에 가서 치킨을 사 왔더니 진수도 집에 돌아와 있었다. 아빠가 평소랑 다르게 전화로 시켜먹는 유명 브랜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치킨을 사 온 게 이상했는지, 아니면 본인도 어쩔 수 없다고 마음을 정리를 했는지 그렇게 둘이서 치킨을 먹으면서 처음 수능을 치른 저녁을 그렇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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