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것은 수능시험에 맞춘 정시지원.
수능이 끝나면 각 입시기관에서 자신의 점수에 맞춰서 갈 수 있는 지원가능대학리스트가 발표가 된다. 전체적으로 커트라인이 낮게 나오기는 했지만, 진수는 다른 친구들이 못 본 것보다 더 큰 폭으로 점수가 평소보다 나오지 않아서 수시에 지원했던 학교들보다도 훨씬 서울에서부터 멀어지는 대학으로 가야되는 상황.
본인도 결과가 나오고 나서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아쉬운지 정시전형은 포기하고 재수를 하고 싶다고 상의를 해왔다. 고등학교 현장에서 많은 학생들을 보고있는 진수엄마는 진수에게 고등학교 때처럼 공부하면 크게 달라지지 않을텐데 마음가짐이 바뀌지 않으면 1년만 버리는 거니 다시한 번 잘 생각해보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진수엄마도 이번 수능 결과가 아쉬운지 같이 재수를 할 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종로학원도 가보고 대성학원도 가보고 하면서 기왕 재수를 하기로 했으면 다른 친구들보다 빨리 시작하는게 좋게다고 재수선행반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나도 출근하면서 서초역에도 대입학원이 많아졌는데, 서초역근처학원을 등록하면 나랑 같이 출근하면 되겠네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진수엄마는 집에서 가까운 삼성역에 있는 학원으로 하기위하여 이것저것 알아보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집에 들어가니 진수가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갑자기 꺼냈다.
이유를 물어보니 친하게 지내는 친구부모님이 알아보셨는데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하였다. 나와 진수 엄마는 일단 친한 친구랑 가겠다는 게 도무지 믿음이 생기지가 않았고, 금액적으로도 가볍게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지금까지 한 번도 떨어져서 살아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심하게 반대를 하였다.
자기 자식일이라 그런지 객관적이 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제대로 공부를 해보겠다는 아들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진수엄마는 재수하면서 가장 방해가 되는게 남자학생들은 이성관계인데 가겠다는 학원이 남학생전용기숙학교라는게 좀 괜찮을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생각해도 손과 거의 일체가 되어있는 스마트폰이 없는 환경이라면 공부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고 하면서 다른 부모들은 일부러 보내려고 하는데, 본인이 가겠다고 하는데 한 번 보내볼까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미 보내는 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어져 있던 차에, 기숙학원에 같이 가자고 한 친구부모님으로 부터 진수엄마에게 차한자 하자고 연락이 왔다. 같은 상황에 처한 부모님들이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친구가 진수가 가면 본인도 기숙학원에서 공부하겠다고 한다고 하는데, 한 번 같이 보내보자고 강하게 권유를 하셨다. 어차피 우리부부의 마음도 그렇게 하려는 마음으로 거의 기울어져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진수와 친구는 기숙학원 재수선행반이 개강하기전에 코믹마켓전시회를 한 번 꼭 다녀오고 싶다고 하여,학원이 시작하기전에 2박3일로 도쿄여행을 다녀왔고, 다녀온 다음날 진수는 기숙학원으로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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