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연이 자율휴업기간에 들어간다고 하길래 아까운 시간 그냥 집에서 놀고만 있게 할 수 없어 한라산 등반을 뚝딱 기획하였다.
기왕가는 거 목, 금을 휴가를 내고 다녀오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회사에 눈치가 보여 결국 목요일 회사끝나고 출발하여 금요일 하루만 휴가내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제주도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보니 여행을 간다는 느낌이 확실히 더 많이 나는 것 같다.
아침출근길부터 약간 들뜬 분위기로 출근을 하였다. 출근하며 계산을 해보니 5월은 마눌이랑 떨어져 있는 날이 이것저것 다하니 총11일이나 된다. 가끔봐야 애틋할까? 자주봐야 정이들까? 어쨌든 5월21일은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날이라고 해서 부부의 날이라고 하는데 오늘도 떨어져 있게 되었다. 우리집은 이번 5월은 부부의 달이 아니고 부자의 달이다. ^^
비행기는 저녁 7시 40분 비행기. 6시 땡하고 회사를 나오면 이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일단 이것부터 고민이 많았다. 비행기를 자주 타지 않으니 국내선은 얼마나 전에 도착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해서 일단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시간대의 비행기를 예약을 하였다.
나는 회사에서 공항으로 직접 가고 승연이는 할아버지와 같이 김포공항으로 와서 조인을 했다.
공항 화장실에서 양복을 갈아입고, 체크인카운터 앞에서 출발 기념사진.
할머니가 준비해주신 삶은 달걀을 비행기 기다리면서 승연이와 함께 먹는 사진. 먹기전에 건배 ^_^
편의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17차를 하나 샀는데 밑에가 푹 들어가 있다. 내가 제대로 된 걸로 바꾸려고 하니, 승연이가 누군가는 이거 사야 할텐데 그냥 사자고 하여, 참 착하게 잘 컸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험한 세상 살아가려면 약간 욕심 좀 부리고 살아야 할텐데...
갈 때는 제주항공으로 이동. 이렇게 활주로에서 타는 비행기가 더 운치있어서 좋다.
이번 제주 여행의 숙소는 "신라스테이".
제주시에 있는 숙소라 검색해보니 버스로 쉽게 갈 수가 있어, 공항에서 200번 버스타고 은남동이라는 정류장에 내려서 숙소에 도착하였다.
버스에서 내린 승연이 "내가 예상했던 그런 분위기가 아니야. 서울이랑 똑같네. 조금 더 시골같은 느낌일 줄 알았는데" 라고 이야기를 한다.
신라호텔에서 숙박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가격이 보통이 아니기도 하고, 이번에는 제주시를 중심으로 움직여 볼 예정이라 신라호텔은 아니지만 신라비즈니스호텔에서 숙박. 호텔엔조이에서 적당한 가격에 3박을 예약하였다.
오늘은 승연이와 둘만 자니 작은방으로 예약하고 내일저녁에는 승연이 엄마도 오니 세명이 묵을 수 있는 방을 예약했는데 내일 방 옮기지 않아도 되게 내일 묵을 방 사이즈로 그냥 오늘도 자게 해 주겠다고 친절하게 해주신다. 사소한 일에 운을 쓰면 안되는데. 방같은 거는 얼마든지 옮길 수 있는데 이런 운을 다 모아서 한방에 로또에 써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며 감사히 큰 방을 숙소로 잡았다.
저녁을 어정쩡하게 먹어서 뭣 좀 먹어보려고 호텔앞을 나가보니 완전 중국인 마을이다. 간판도 사람도 전부 중국인. 승연이가 비행기타고 중국온 것 같다고 농담을 한다. 간단히 떡볶이라도 먹자고 들어간 분식집 사장님도 중국사람이고 손님도 전부 중국인. 게다가 맛도 중국향신료 맛이 조금 난다. 내가 사는 신대방동도 중국분들이 많은데 그런데 제주도도 참 중국사람들이 많아졌다.
체크인하면서 물어보니 성판악까지 한시간이나 가야 한단다. 제주시내에서는 아무데나 성판악으로 가는 버스가 있는 줄 알았는데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해서 거기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고 한다. 한시간이나 이동하려면 산행하기 전에 고생 좀 할 것 같다.
내일은 아침 새벽부터 움직여야 하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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