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두번째날. 이날 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관서지역내 한국문화여행을 시작. 오기전부터 여러번 읽었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나라, 아스카편중 아스카 지역 유적지를 방문하는 날이다.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아침일찍 일어나셔서 우리들 출발한다고 김밥까지 준비해주신 집사님.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고 승연이왔다고 iPod Shuffle까지 선물로 주셔서 승연이까지 덩달아 신이나서 출발!
부모님은 남바근처의 조그만 비즈니스호텔을 예약해 드렸고 텐노지역 중앙출구앞에서 8시40분에 만나기로 하였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으셨다. 걱정이 되어 여기저기 둘러보니 동쪽 출구에서 기다리고 계셨던 것. 역시 여행은 영어로 트러블이야 ^^
뒤에 보이는열차를 타고 아스카로 출발. 짐이 많아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여행이 즐거우신지 싱글벙글. 아직 오늘이 얼마나 더운 날이었는지 이 때는 알지 못하였다.
아스카역에 도착한 시간은 9시50분. . 일본은 특급열차를 탈 때에는 거리표 이외에 특급표가 따로 있어야 해서 다들 열차표 두장씩 잘 가지고 있으라고 잔소리했는데 정작 내릴 때는 내가 표를 잊어버렸다. 역무원에게 미안하다고 하니 시큰둥한 얼굴로 보내주는데 아드님께서 제일 통쾌해 한다. ^^;;
아스카역에는 와카야마에 사시는 이마무라상 부부가 기다리고 계셨다. 와카야마에서는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거리. 이마무라상은 1월달에 봤지만 사모님은 거의 5년만에 보는 거라 갑자기 나이가 많이 들어 보였다. 아마 사모님 생각하시기에는 내가 진짜 늙었 보인다고 생각하셨겠지만 ㅎㅎㅎ 반갑게 인사를 하고 본격적인 여행시작.
엄청나게 더운날씨에 내가 하와이 같은 날씨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자세히 생각해 보니 하와이를 가 본 적이 없다. 괌같은 날씨라고 해야했었는데 좀 실수. 다행히 이마무라상이 동생에게 큰 밴을 빌려와서 차로 이동했기 때문에 가능했었지 우리만 왔었으면 첫 방문지에서 포기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 날씨였다.
아스카시대에 일본은 "왜"라는 국명에서 "일본"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게 되었고, 도래인으로 알려져있는 소가 씨(불교파) 가 모노노케 씨(신도) 를 제압하고 5대에 걸쳐 일본 왕실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시대이기도 하다. 이 때에 한반도에서 많은 문화가 넘어갔다고 소개되고 있는 시대인데 아스카는 그 시대의 중심지.
이곳에서의 첫 방문지는 다카마쓰 고분.
고구려의 벽화와 똑같은 벽화가 그려져있어 고구려의 문화가 반영된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약간 한국의 무녕왕릉이 연상되는 분위기였는데 이 릉주변을 돌아보았다.
무덤 주변을 돌아보고 벽화전시관을 방문하였는데 다들 벽화의 내용보다도 너무 시원하여 나오기 싫어했을 정도. 벽화에 세겨진 별자리를 보며 마누라가 근무하는 학교 입학시험에 "현재의 별자리가 예시로 주어지고 , 이것이 미래에 어떻게 보이는지 설명하라"는 문제가 출제 되었다고 하자 전부 멋진 문제라고 감탄을 하였다.
조금 떨어져서 본 다카마츠고분의 모습. 여름에는 사진이 이쁘게 안나온다고 하는데 얼마나 빛이 밝은지 사진이 조금 촌스럽다 ^^
겨우 한 곳을 봤을 뿐인데 살인적인 더운 날씨에 공간만 있으면 음료수 마시는 시간.
다음은 아스카시대의 실력자 소가노 우마코의 무덤으로 알려진 석무대(이시부타이) 방문. 다른 일행에게 문화해설사같은 분이 설명을 하고 있는 내용을 같이 들어보았는데 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고인돌이 되려나. 이렇게 큰 돌을 움직여 무덤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함.
고고학이란 삶의 문화의 자취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죽음의 문화를 통해 삶의 문화를 유추해 보는 것이라고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렇게 1500년전 사람들의 삶을 무덤을 보며 상상을 해 보았다.
석무대앞에서 이마무라상 부부와 사진을 한 장.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일본 최초의 절이자 가장 오래된 불상 아스카대불을 모시고 있는 아스카사 방문. 작은 절이지만 분위기있는 절.
여기는 기억이 안나서 나중에 메모해 놓을 예정 ^^:;;;
아스카사의 뒷편에서 본 모습. 앞쪽에서 본것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았고 웬지 건물 자체가 약간 한국적인 느낌이 나는 것 같았다.
여기까지 보고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너무 배고프고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찍는 것을 잊어버렸다 ^^;;; 식사가 끝났는데도 다들 이 후 일정을 나가기 싫어하자 이마무라상이 던지 농담 한마디. "석호때문에 오늘 여러사람 힘들다"ㅎㅎㅎ
나도 힘들었음 ^^;;;
계속해서 방문한 곳은 아스카, 나라시대 일본왕의 섭정을 했던 쇼토쿠태자. 이전 화폐의 만엔짜리에도 등장할 정도로 일본에서 존경받는 분인데 이 분이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는 다치바나(귤)사. 그 절 앞에서 승연이를 세워놓고 찍었는데 차분한 색깔에 노란 티셔츠가 웬지 인상적이다.
다치바나(귤)사의 경내 모습.
이 절에는 여러가지 특징있는 돌이 많이 있는데 이 돌은 이면석. 선한 얼굴과 나쁜 얼굴의 두가지 얼굴이 있다고 하여 이면석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생각하고 봐야지만 그렇게 보이는 돌.
아스카지역의 관광포스터에 이 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길래 비슷한 곳에서 사진을 한 번 찍어봤는데 이 사진을 관광포스터로 만들면 아무도 올 것 같지 않을 것 같다. ^^
그리고 아스카의 마지막 코스, 아마카시언덕. 유홍준교수는 책에서 이곳을 아스카동산이라고 불렀는데 "만엽집"의 무대이기도 하고, 아스카가 한눈에 보이는 포근한 동산. 450미터정도를 올라가야 해서 부모님은 밑에 그늘에서 그냥 쉬고 계시라고 하고 올라갔다. 부모님이 70이 넘었다는 것을 여행이 시작되고 한참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 같이 모시고 올라가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었던 것 같다.
이 곳을 내려와서 이제 오늘 하루 신세를 지기로 한 이마무라상 집으로 이동. 이마무라상은 일본의 해남(카이난)이라는 곳에 사는데 이 곳이 초행길이라 계속 나한테 이 쪽으로 가면 되냐고 물어본다. 내게는 구글맵이 있었고, 이마무라상 차는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네비게이션이 달랑. 그래서 또 아이폰의 도움을 받고 무사히 이마무라상 집에 도착
저녁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있어 다들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해서 널어놓았는데 저녁때가 되니 다 말라 뽀송뽀송해질 정도로 정말 더운 날이었다.
그렇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늘 저녁은 집에서 먹지말고 근처식당에서 먹자고 하여 이동. 그래서 가게 된 곳이 카이난의 일본요리집(요정) "미도리". 부모님이랑 같이 왔다고 이마무라상이 기억에 남을만한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대접해주셨다. 맛도 좋았지만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기분이 좋았는데 이 식당편은 따로 정리해 볼 예정.
일본음식은 먼저 눈으로 먹는거라며 눈으로 먹으려면 안경을 벗어야 한다고 이마무라상이 내가 좋아하는 개그를 해주면서 화기애애하게 식사.
돌아오는 길에 Okuwa 슈퍼마켓에 들러서 내일 먹을 아침식사용 장을 복 집으로 돌아왔다.
집앞에 도착하여 본 하늘. 이렇게 별이 많이 보일 수 있을까 놀라며, 동아천문대에서 배운 별자리를 한 번 찾아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빨래 정리하고, 내일일정 계획하다 너무 피곤해서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
2번째 날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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