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셋이 여름휴가를 다녀오기로 생각한 후,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고민했던 것은 숙소 문제였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 지인들의 집을 돌아가면서 신세를 지는 방법도 있겠지만, 부모님들과는 친한 관계가 아니니 불편하실 거고, 편하게 저녁시간을 보내기도 어려우실 것 같아 선택에서 제외.
다음 후보는 호텔.
승연이와 승연 엄마와 셋이 좁은 공간에서 지내는 것은 괜찮은데, 이미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과 부모님 정도는 아니지만 늙어가는 아들이 셋이 좁은 공간에서 지내는 것은 왠지 답답할 것 같고, 그렇다고 스위트룸 같은 넉넉한 호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예산상의 문제로 불가능하고.
그래서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은 에어비앤비.
오사카 지리는 잘 아는 편이니,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더라도 지하철에서 가깝고 깨끗하다면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을 열심히 홈페이지에서 검색하여 마음에 드는 곳을 겨우 정하고 일찌감치 예약과 결제를 하였다.
숙소에 대해서는 그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여행을 10일 정도 앞둔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일본의 숙박업 법이 바뀌어서 집주인이 정상적인 등록 절차를 하지 않으면 에어비앤비에 등록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이미 예약되어 있는 곳도 6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강제 예약 취소가 될 거라는 내용.
평소 개인 메일은 잘 확인을 하지 않는데 그 연락을 받고 깜짝 놀라 개인 메일을 확인해보니 지인이 이야기한 것과 같은 내용으로 에어비앤비에서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메일을 읽어보니 역시 내가 한 예약도 캔슬이 될 수 있다는 내용. 깜짝 놀라집주인에게 바로 연락을 취해보았다. 본인도 몰랐다며, 숙소의 등록은 할 예정인데 이게 얼마나 걸리는 일인지도 모르고 내가 올 때까지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답변.
만약 걱정이 되면 다른 곳을 찾아보고 내가 괜찮다면 숙소는 이미 나 때문에 비워 놓은 상태이니 자동으로 캔슬이 돼도 숙박은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한다.
법도 바뀌었고, 시스템으로 관리가 되고 있는 상태도 아닌데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들었지만 새로 숙소를 찾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이라 주인에게 내가 불안한 점들을 여러 가지 상의를 하였다.
집주인은
1. 일단 예약은 걱정하지 마라. 새로 등록할 때까지는 에어비앤비 홈페이지에서도 검색이 안되니 예약이 겹치거나 할 일은 없다.
2. 만약 오는 날까지 등록이 되지 않아서 숙박료를 지불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면 숙박료를 집에 놓아두고 퇴실을 해라.
등등 걱정하는 나의 입장에서 친절하게 답변을 해 주었고, 이렇게 성실하게 답변해 주는 사람이라면 분명 믿음직한 사람인 것 같아, 내가 가기 전까지 필요한 서류가 등록이 되지 않더라도 개인 간 거래를 통해서 원래 예약하기로 한 곳에 숙박을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왼쪽은 부모님이 주무신 곳. 오른쪽은 한국 : 멕시코 전도 보는 등 TV를 틀어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곳.
나의 침실.
목욕탕.
목욕탕 앞 세면대와 세탁기 등등.
키친.
결국 2번째 날부터는 사연 많은 이 집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집도 3명이 사용하기에는 충분히 넓고, 지하철에서 1분 거리. 집 근처에는 멋진 온천목욕탕이 있어서 부모님뿐만 아니라 나도 나오는 날까지 매우 만족하며 생활을 아였다. 마치 나의 집에서 여행을 다니고 있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친절하게도 체크인하면 먹으라고 집주인이 준비해 준 음료수.
갑작스러운 트러블이 나에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나의 예약 숙소가 갑자기 캔슬이 되면서 먼저 에어비앤비에 카드로 지불한 숙박료는 전부 취소가 되어 환불이 되었다. 거기에 에어비앤비는 나에게 불편을 끼쳐서 미안하다고 의미로 환불한 금액에 해당하는 것을 1년 안에 에어비앤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전환하여 내 ID에 넣어주었다.
게다가 집주인은 본인은 원래 에어비앤비에서 본인이 받을 금액만 받으면 된다며 약 10만원 가까운 금액을 깎아주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1년이 지나기 전에 숙소를 사용하기 위하여 또 여행을 가야만 한다 ^___^
그렇게 여름휴가에 사용했던 숙소편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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