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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각저생각

집사람의 육아일기 중 하나(1999년 11월 17일)

by 소꾸호 2010.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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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하다가 본 경희의 육아일기 중 하나를 소개한다. 승연이가 한국나이로 11살이니 벌써 오래전이네.
승연이가 3살때 빨간 티에 여의도, 보라매공원으로 응원을 다니던 기억이 며칠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구나..

승연이의 생일이 7월20일이니 11월17일은 임신한지 얼마나 지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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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오늘은 수학능력시험날.

엄마는 약간 흥분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단다.

왜냐하면, 엄마가 오늘 가는 학교는

**고.

다름아닌 아빠의 모교거든.

어제, 예비소집일날, 갔다가 이** 선생님이랑 지리 선생님께

인사드렸단다.

기분 참 이상했어.

아빠의 선생님과 얘길 하니...

이**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야.

석호는 정말 선하고. 눈에 띄게 착한 아이였어..

엄마는 정말 기분 좋았다.

아빠를 아직도 그렇게 좋게 기억해주시다니 말야.

아빠가 이** 선생님께 항상 인삼 넥타를 드렸대. 수업시간에.

그러면 친구들이 슬그머니 얘길 했대.

석호가 사온 거라구. 비싼 거라구..

이정은 선생님 정말 기분 좋았겠지?

근데, 참 아이러니컬 한 것.

이**t 曰 -내가 좀 뚱뚱하잖아. 그래서 인삼은 피하는 게 좋은데.

석호는 선생님 몸에 좋다고 꼭 인삼 넥타를 사왔거든..

재밌지?

암튼. 아가야 넌 참 좋겠다.

이렇게 마음씨 따뜻한 아빠가 있으니까.

 

수능 감독은 무척 힘들었지만 별 사고없이 잘 끝났어.

네가 대학을 갈 즈음에도 이런 국가적인 대규모 입시가

존속할지 모르겠어.

너는 어떤 모습으로 시험을 치르게 될까.

 

공부를 잘해서,

네가 가고 싶은 대학과 학과에 무리없이 합격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엄마 욕심인가?

나중에.

네가 엄마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는다고

엄마가 화내면 어쩌지?

걱정이다.

엄마가 그렇게 될까봐.

 

유진이 누나 혹은 언니는

이제 잘 걸어다녀.

처음 걷기가 더디었는데,

막상 한 발이라도 걷게 되니까

그 다음은 볼 때마다 걷기 능력이  향상되고 있어.

음.

우리 아가도 많이 컷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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