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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슬기로운재수생활

10. 여름휴가

by 소꾸호 2020.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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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엄마는 자기 여름방학을 제주도에서 보내겠다고 봄부터 선언을 했다. 결혼 20주년을 맞이하여 자기 자신을 좀 돌아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고 방학을 하자마자 제주도로 한달살이를 하러 내려갔다.

 

진수가 있는 학원도 4일간 여름방학을 실시하였다. 진수는 방학 첫날 엄마가 한달살이를 하고 있는 제주도로 이동하였다. 제주도가서 엄마랑 3박4일 보내면서 푹쉬고오라고 했다. 갈아입을 옷이랑 스마트폰 만 달랑들고 제주도로 떠났다.  진수를 보내놓고 평소처럼 회사를 나갔는데, 가족끼리 다같이 저녁도 못 먹고 여름이 끝나 버린다는 게 아쉬워 금요일 오후 휴가를 내고 나도 제주도로 달려갔다.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맛있는 거 먹으며 돌아다니고 거문오름도 걸어보고 쇠소깍에 가서  땟목도 타보고 빛의 벙커도 방문하고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주말을 보냈다. 일요일 오후 진수와 나는 다시 서울로 올라오며 여름휴가를 마무리했고,  진수엄마는 남은 방학동안을 조금 더 제주도에서 보냈다.

 

진수는 수능시험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정시를 목표로 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시전형은 계속 지금처럼 흔들리지 않고 공부를 할 것인지, 수능날의 컨디션이 어떨지, 자기가 잘하는 문제유형이 출제가 될 것인지 등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 결과를 장담할 수가 없다. 게다가 재수라는 상황이 백업플랜을 세워두어야 심적으로도 안심을 할 수가 있어 최대한 효과적으로 수시전형의 6장의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수시전형으로 지원을 한 곳에 합격을 하게 되면 정시전형을 볼 수가 없게 된다는 것과 수시지원을  수능시험을 보기전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가지 조건이 왜 문제인지는 글로 설명하기가 쉽지가 않지만, 결론적으로 수능시험이 안 좋게 나올 경우도 대비하고 수시도 너무 안전한한 곳만 고르지 읺는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미리 제주도로 내려간 진수는 엄마와 수시로 지원할 학교에 대해서 열심히 고민을 했던 것 같고, 이 때 어느정도 몇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 수시전형에 원서를 낼 학교를 생각해 두었다.

 

가족들이 전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온 어느 주일날.

 

2019년부터 등록은 하지 않고 예배만 보기 위해 출석하고 있는 교회가 있는데,  이 교회에서 예배중에 동남아시아 의료선교단이 의료선교를 떠나는데 다같이 응원을 하자는 안내가 있어 다함께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 순간, 제주도에서 진수엄마와 같이 올라오면서 조금만 더 성적이 오르면 의대도 지원해 볼수도 있을 것 같다네라고 진수와 수시지원학교결정을 워해 나눈 이야기를 내게 해줬던 게 생각이 났다. 우리 진수도 전문적인 지식을 취득하여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성장하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며칠 후, 집으로 8월시험성적표가 날라왔다. 이번에는 반에서 1등뿐만이 아니라 학원전체등수에서도 꽤 높은 등수에 드는 성적이었다. 그리고 지원하려는 대학교에 처음으로 지방에 있는 의과대학의 이름을 적어놓았다. 성적표에는 지망한 학과는 아직 조금 부족하다는 코멘트가 적혀있었지만, 주일날 교회예배때 들었던 마음이 떠올라, 수능까지 슬럼프없이 힘을 내줬으면 하고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다.

 

엄마가 한달살이를 하던 숙소앞에서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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