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고 이제 수시전형으로 지원하는 학교를 정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제주도에서 수시지원학교에 대해 진수엄마와 진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8월의 성적이 수능까지 유지되는 경우, 한달 후에 조금 더 성적이 상승했을 때의 경우, 성적이 조금 더 내려갔을 경우를 생각하여 원서를 낼 대학을 개략적으로 구분해서 정해 놓았다.
9월초에는 구평이라고 불리는 9월평가원모의고사가 있었다. 이 시험은 6월평가원모의고사(육평)와 함께 수험생에게는 가장 중요한 모의고사로, 수능 시험을 출제하는 평가원이 주관하눈 모의고사이기 때문에 전국에 고등학교 3학년학생과 재수생들이 대부분 응시를 하는 시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험의 점수가 수능전 가장 참고가 되는 시험이 된다.
9평을 보고 나서 아직 정확한 점수를 통보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채점결과 다행히도 8월보다도 조금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았다. 제주도에서 엄마랑 이야기한 경우의수 중에서9월에 실력이 더 올라가는 시나리오로 생각해 두었던 학교위 조합을 선택할 수 있게되었다.
그렇게 정하여 지원한 학교는 서울에 있는 이공대 관련학과로 3곳, 지방국립대학교(지거국) 의대로 2곳, 그리고 수도권에 위치한 의대 1곳이었다. 그 중 두곳은 작년에도 원서를 낸 학교였다. 한 곳은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했지만 엄마 말을 듣고 시험만 보러 갔던 학교였고, 한 곳은 공대로 원서를 냈던 곳이었는데 이번에는 과를 의대로 바꿔서 원서를 내게되었다.
한달전에 이미 그렇게 하기로 진수와 이야기는 되어있었지만, 그래도 본인이 원서를 내는게 더 좋을 것 같아 학원에 있는 진수를 만나러갔다.. 사실 진수도 공인인증서를 가지고 있어서 학원컴퓨터에서 수시접수를 할 수 있었지만 진수 얼굴도 한 번 보고 싶고 삼겹살도 좀 사주고 싶어서 선생님께는 수시원서제출학교에 대해 조금 더 상의해야겠다는 명목으로 만나러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토요일이에, 전화대신 노트북을 챙겨 학원앞으로 가서 같이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원서접수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수시원서접수를 끝내고 이제 2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수능을 계속 준비하였고, 점점 수능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수능시험을 2주쯤 앞둔 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진수가 주말에 심리수업을 듣고 있는데, 마지막 수업때 부모님들 응원영상을 몰래 준비하여 틀어주기로 했으니 스마트폰으로 30초정도의 동영상 하나를 찍어서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기왕 보내는 거 조금 더 의미있게 보내줘야지라는 생각이 들어, 신길동의 할아버지,할머니, 작은할아버지, 대전의 큰이모와 사촌누나, 그리고 1년간 도쿄에서 일하고 있는 작은아빠에게 동영상 하나만 찍어서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뜬금없는 부탁이었지만 각자의 집에서 진수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아서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셨다. 어설프게 찍은 영상들을 조금 편집하고 연결하여 만들었고, 마지막은 진수의 침대에 우리 부부가 걸터 앉아서 빨리 너의 침대가 있는 집으로 돌아오라며 화이팅메세지로 마무리를 하였다. 그리고 선생님께 이 동영상을 보내드렸다.
주말에 통화할 때 진수가 영상을 봤다고 알려주어 어땠냐고 물어보았다. 물어보면서 언제나처럼 글쎄요라고 대답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재밌었어요라고 대답을 했다. 시험이 얼마남지 않다보니 부모님에게만 어리광처럼 까칠했던 모습도 잠시 안보이는 것 같았다.
이제 수능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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