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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슬기로운재수생활

14. 수시전형

by 소꾸호 202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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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가 수시전형으로 지원한 학교는 총 6곳. 수능이 끝난 토요일부터 이 학교들의 수시논술시험이 시작되었다.

 

현재의 입시제도는 수시전형에서 합격을 하게 되면 정시로는 진학을 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정시로 갈 수 있는 학교가 수시로 갈 수 있는 학교보다 상위권대학인데, 수시시험을 응시하여 합격하게 되면 더 상위권대학을 못가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된다. 

 

진수의 경우는 9월정도의 성적이 수능시험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을 하고 수시지원을 하였다. 이 말은  수능시험에서 9월정도의 성적을 받았다면 수시에서 갈 수 있는 학교와 정시에서 갈 수 있는 학교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수시시험도 보고 정시시험도 보는 것이 합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실제 수능시험을 보고 가채점을 해보니  9월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왔던 10월모의고사보다 약간 성적이 더 좋게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것이 진수에게 유리한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할 필요가 있었다.

진수는 학원선생님과도 전화로 상의를 하고, 진수엄마도 나름대로  예전 데이타도 찾아보고 하며 고민에 들어갔다. 여러가지 분석을 통해, 진수가 가채점한 점수대로 나온다면 서울에서 가까운 지역의 의과대학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가채점이기도 하고, 최근의 의대선호현상때문에 매년 의대의 커트라인이 올라가고 있다는 변수가 있지만 현재 수시전형으로 지원한 학교는 1곳을 빼고는 정시로도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작년에 수시 최저를 못 맞췄던 학교의 논술시험이 수시시험의 첫 일정이었다. 논술시험을 통과하더라도 어차피 합격을 할 수도 없는데 논술시험 연습이라도 하자라는 이유로 시험을 보러가서 학부모대기실에서 다른 부모들과 다르게 아무런 긴장감 없이 끝나기를 기다렸던 작년생각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수능최저를 맞추게 되어 합격할 자격은 되었지만, 수능점수로  지원하면 이 학교보다 더 상위권대학을 진학 할 수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시험을 보러가지 않았다. 시험을 포기하여 7만원정도 되는 전형료도 그냥 버리게 되는 상황이 되었지만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그 다음주는 지거국이라고 불리는 지방거점국립대 의대 2곳의 논술시험. 이 곳은 수시원서를 냈을 때, 인터넷에서 이 학교논술시험에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 숙박시설이 금새 예약이 끝난다는 정보를 듣고 호텔의 예약까지 일찌감치 해 둔 상태였다. 역사도 인지도도 있는 매운 좋은 대학이었지만 이 학교는 과거 데이타등을 고려했을 때 정시에서 지원해도 가능성이 꽤 높을 것 같았다. 또, 조금 더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에 가까운 곳에서 학교를 다녔으면 하는 부모의 생각과, 본인도 가능하면 3학년 때부터라도 서울에서 공부하기를 원해서 많은 고민끝에 결국 시험을 보러가지 않기로 했다.

 

결국, 수시지원을 한 여섯 곳의 학교중,  수도권에 위치한  의대 한곳을 제외한 나머지 5곳은 전부 시험을 포기하였다. 

 

마지막 수시논술시험은 수도권에 있는 의과대학 1곳. 이 곳은 정시점수로는 합격가능성이 많이 낮아서 수시에서 꼭 가고 싶은 학교였다.  이 학교는 작년에는 다른 전공으로 시험을 봤던 곳이라 작년에 이어 두번째 방문이었다. 그러다보니 가는 길도 익숙하고, 주차도 어디다 세워야 시험이 끝나면 바로 나올 수 있는지도 알고 있었고, 학부모대기실도 안내없이 찾아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작년과 달리 꼭 시험을 잘봐서 붙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대기실에 앉아있었다.

 

이 학교의 불합격통보와 함께 진수의 수시전형은 다 마무리 되었고, 이제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은 정시전형만 남게 되었다.

 

수시시험이 끝나자 아들은 컴퓨터를 한대 사달라고 하였다. 1년간 고생한 게 가상하여 거금을 주고 게임용 컴퓨터를 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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