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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연이의 탄생 기념 동화 - 마누라 (2000년11월1일) 볼이 간질간질하여 눈을 떠보니 햇살이 따사롭게 비치고 있었습니다. “승연아, 아침이야. 어서 일어나.” 햇님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승연이는 며칠 째 길을 떠나고 있습니다. 목적지가 어딘지,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가고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꽃잎에 맺힌 이슬을 먹고, 심심하면 새들과 나비들과 함께 놀았습니다. 오늘도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걷다 보니 빨간 장미 덩굴을 만났습니다. “꽃아, 안녕. 나는 현승연이라고 해. 너는 빨간색 장미로구나. 우린 친구지?” 장미들이 까르르 웃으며 승연이를 맞아주었습니다. “승연아, 어서 와. 우리랑 숨바꼭질 할까?” 가위, 바위, 보!! 술래 장미가 정해졌습니다. 승연이는 꼭꼭 숨으려고 장미 덩굴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꼭꼭 숨.. 2000. 11. 1.
40일정도 지난 승연 2000. 9. 20.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승연 2000. 8. 30.
집사람이 좋아하던 남자 집사람이 학생들이 만든 잡지에 올렸던 글.. ================================================ 내가 좋아하는 그 남자를 만난 것은 5월의 싱그러움이 햇살로 빛나던 잠실 야구장에서였다. 벌써 5년도 더 된 일이지만 지금도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그 당시 나는 박노준을 좋아하던 꼬마 야구팬이었던 이래 별로 스포츠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야구장을 가게 된 후 응원의 즐거움과 넓게 펼쳐진 그라운드의 시원함 때문에 한창 야구 관람에 열을 올리던 중이었다. 운 명의 그날, 시합 전에 연습하는 선수들을 보려고 일부러 시합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야구장에 갔다. 나는 한화 이글스의 팬인데, 간판스타라고 할 만한 장종훈이 연습인데도 연신 홈런을 쳐내.. 2000. 1. 24.
1999년 11월 17일 수요일 엄마가 승연이 임신하고 적었던 육아 일기 중에서 발췌.. ============================================================== 11월 17일 오늘은 수학능력시험날. 엄마는 약간 흥분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단다. 왜냐하면, 엄마가 오늘 가는 학교는 상문고. 다름아닌 아빠의 모교거든. 어제, 예비소집일날, 갔다가 이정은 선생님이랑 지리 선생님께 인사드렸단다. 기분 참 이상했어. 아빠의 선생님과 얘길 하니... 이정은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야. 석호는 정말 선하고. 눈에 띄게 착한 아이였어.. 엄마는 정말 기분 좋았다. 아빠를 아직도 그렇게 좋게 기억해주시다니 말야. 아빠가 이정은 선생님께 항상 인삼 넥타를 드렸대. 수업시간에. 그러면 친구들이 슬그머니 얘길 했대. 석호.. 1999. 11. 14.
正東津가는 길 98년이었을까. 집사람과 밤에 청량리역에서 무박2일의 일정으로 정동진을 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해 뜨는 걸 보면서 나는 아마 이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 던 것 같습니다. 땀을 참 많이 흘렸던 기억들. 동해시의 어느 동굴 앞에서 세수를 했던 기억들. 이제는 추억으로 바뀌었지만, 여행에서 돌아와서 집사람이 보낸 편지에 같이 들어있던 정동진까지의 기차역이름. 그리고.. "눈을 감으면 기차소리가 들리고 스쳐지나갔던 간이역까지 생각납니다." 1999.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