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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988년 서울올림픽이 있었던 해에 대학을 입학을 하게 된 우리는 88학번이 되었다. 친구도 서울에서의 대학생활이 시작되었고, 이제 전화만 하면 얼마든지 바로 만날 수 있는 공간에 같이 살게 되었다. 그러나, 서울과 대전에 살던 때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고등학교때보다는 조금 더 자주 연락을 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연락은 학보를 통해서 주고받았다. "석호야, 너 우편함에 친구한테 학보 와 있더라" 학교에서 나를 만난 친구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었다. 당시에는 자기 학교학보를 친구들에게 우편으로 보내주고는 했는데, 친구는 나에게 매주 자기학교 학보를 보내며, 조그만 메모를 보내주었다. 그 메모를 통해 어떻게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는지 소식을 알려주었다. 공부를 가르치는 학생이 말을 잘 안듣는 이야기, 친하게 된 .. 2020. 4. 11.
5. 선물 88학번을 선발한 87년 12월의 대학입시는 그전까지의 선시험, 후지원방식에서 선지원후시험방식으로 변경이 된 첫 시험이었다. 그 전까지는 먼저 학력고사를 보고, 그 점수가 나오면 그 점수에 맞는 학교를 지원했는데, 그 해에는 먼저 학교를 지원을 하고 학력고사를 보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시험도 지원한 학교에 가서 시험을 보는 방식으로 변경이 되었다. 학력고사가 있기 얼마 전 대전에서 편지가 도착했다. 시험을 보러 서울에 가는데 시험끝나고 면접시험끝날 때까지 잠시 서울에 머무른다고, 24일 혹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고, 만나서 숭의여대음악당에서 하는 "10대들의 쪽지" 연말공연이 있는데 같이 가자는 반가운 내용. 10대들의 쪽지란, 김형모란 분이 10대들의 고민등에 대한 상담내용등을 편지.. 2020. 4. 11.
4. 재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에서 여러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잘 지내냐고? 학교에 들어와서 수련회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공부 열심히해서 대학에서 만나자고.. 그런 이야기들이 각 친구의 개성대로 잘 표현이 되어있었다. 그 중에 가장 나를 가장 기분 좋게 했던 것은 대전에서 온 편지. 수련회중에도 나를 참 좋아해주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었고, 나도 진실하고 솔직한 친구라는 생각에 자꾸 신경이 쓰였던 친구였었는데 편지가 온 것이다. 몇번을 읽고 또 읽고, 답장을 보냈다. 이사를 너무 많이 다니느라 지금은 다 없어져버린 편지속에 어떤 내용이 적혀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냥 공부하는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이 적혀있는 편지를 서로 보냈던 것 같다. 편지를 통해서 수련회 .. 2020. 4. 11.
3. 첫번째 이별. 금요일 오전은 각 반별로 모여서 그동안 암기한 내용 서로 확인하며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암기 책자에는 목록별로 번호가 붙어있어서 1번에서 20번까지 있는데, 저녁때 실제테스트에서는 임의로 번호를 부르게 된다. 예를들어, 8번이라고 하면 8번에 정리되어있는 항목을 외워서 다 맞으면 통과가 되는 식이다. 사전에 번호를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에 1번부터 20번까지 전부를 외워두고 있어야 한다. 연습 때는 짝을 져서 서로가 외운 것을 점검하여 어떤 번호가 나오든 당당하게 외울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원래부터 암기력이 안 좋기도 하고, 잠도 남들보다 푹 수면을 취했기 때문에 뒷번호로 갈수록 헤매고 있었다. 결국 보다못한 담임선생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너는 앞부분에서 번호가 나오게 해 줄테니, 1번부터 10번까지만 .. 2020. 4. 11.
2. 친구되기 새마을중앙본부입소와 동시에 새마을운동의 정신이 적혀있는 소책자를 하나씩 받았다. 금요일에 이 책을 다 외웠는지 검사를 하는데 이 책을 다 외우지 못하면 이수증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교관선생님의 엄포. 월요일부터 화장실에 가서 외우는 사람들, 잠자리에 들어서 외우는 사람들, 밥먹으면서 외우는 사람들. 고등학교2학년에게 얼마나 겁을 줬는지 전부다 금요일 암기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열심을 다했다. 유명 강사분들의 강연을 듣고, 토론을 하고, 미래를 이야기하고, 등촌동에서 애기봉까지 구보를 하는 등, 금요일까지 많은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고등학교 2학년생들에게 일주일은 친해지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새마을정신을 외우다가도, 식사시간, 휴식시간, 일과를 마친 후 수다가 시작되면 전국 사투리로 시끌벅쩍 시간가는 줄을.. 2020. 4. 11.
1. 만남 1986년 12월,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에 들어가기 바로 전 담임선생님께서 교무실로 부르셨다. 선생님 : "너, 방학때 일주일 연수 다녀와도 공부하는데 큰 문제 없지?" 나 : "문제 많은데요" 선생님 : "거짓말하지마!!" 나 : ........... 선생님 : "방학하자마자 등촌동에 있는 새마을운동중앙본부에서 새마을정신을 배우는 수련회가 있는데 전국 고등학교에서 한명씩 참석하는 행사다. 너가 학교를 대표해서 참가하여 새마을정신을 배워오도록 해라. 이수증서를 받와야 하니 까불지 말고 잘 하고 돌아오도록 해!" 나 : ........... 그렇게 나는 겨울방학 때 학교를 대표하여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공부를 방해받지 않을 수 있도록) 1주일간 새마을운동 중앙본부에 입소하게 되었다.. 2020. 4. 11.